- 교통편 제공해 환자 불법 유치
- 병원 측 "인센티브 제공일 뿐
- 차량은 노인 재가서비스용"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의료법인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설립·운영할 수 없다. 그러나 22일 종합건강검진센터 위탁운영 혐의로 입건된 부산 A 병원 이사장 B 씨와 검진본부장 C 씨의 '계약'에 따라 실질적인 건강검진센터 운영은 의료인이 아닌 C 씨가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 병원과 C 씨는 2010년 '종합건강검진센터 운영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상에는 '병원과 C 씨의 배분율은 전체 순수 검진 매출액에서 병원 대 C 씨를 2 대 8로 배분한다'고 돼 있다. 병원이 검진에 필요한 공간과 인력, 장비 등을 제공하는 대신 매출액의 20%를 받고, C 씨는 검진센터 매출액의 80%를 갖는다는 뜻이다.
이와 별도로 C 씨는 2010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권리금' 명목으로 매달 250만 원을 병원 측에 송금한 것으로 경찰이 C 씨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경찰은 2008년 3월 건강검진센터를 개설한 병원이 검진센터 개설 이후 큰 수익을 올리지 못하자 C 씨를 영입해 위탁운영을 맡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C 씨가 검진본부장으로 온 이후부터 검진센터의 매출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A 병원은 또 의료법상 환자 유치를 위해 교통편의를 제공할 수 없다는 법 조항도 어겼다. A 병원은 B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D 사회복지법인의 차량으로 노인 8명을 차량에 태워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도록 했다. 2013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8명의 노인이 받은 물리치료 횟수는 844차례에 달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러나 A 병원 측은 경찰이 밝힌 혐의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과 C 씨가 계약을 체결한 사실 자체가 없다.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그에 따른 계획을 짠 것일 뿐"이라며 "검진센터 의사 등 인력이 모두 병원 소속이어서 검진센터는 병원의 한 부서의 개념이지, 독립된 기관이 아니므로 위탁운영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통편의 제공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재가서비스 차원에서 차량을 운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 병원은 2004년 150병상 규모로 문을 연 뒤 현재 총 583병상 규모로 확장했다. 병상 기준으로 부산 경남 요양병원 중 가장 크고, 전국 요양병원 중에서도 세 번째로 규모가 크다. B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D 사회복지법인은 2000년 설립돼 현재 재가복지시설 5곳 등 모두 14곳의 시설을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