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수욕장 주변 경관 이유
- 아파트 건설 막아 '주의'
- 기장 폐기물시설 신축
- 착공계 수리 거부하기도

적법 절차를 거쳤음에도 민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인허가를 내주지 않은 일선 구·군에 부산시가 시정 명령과 주의 등 처분했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2011년 1월 이후 추진한 16개 구·군의 사업에 대해 시민 불편 인허가 특별감사를 시행해 24건의 부당 사례를 적발, 시정 2건과 주의 22건의 처분을 했다고 18일 밝혔다.

부당 업무 처리 사례를 보면, 부산 서구는 주변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주의 처분을 받았다. J사가 지난해 1월 서구 암남동 11필지에 168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사업계획을 신청하자 서구는 송도해수욕장에 위치해 주변 경관을 해칠 우려가 있고, 인근 주택에 일조권과 조망권을 침해한다며 불허가 처분했다. J사는 행정심판과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서구는 사업 신청을 한 지 1년 후에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해 민원인에게 막대한 시간적, 정신적, 경제적 손실을 안겼다. 시는 서구가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것을 충분히 예견했음에도 불가 처분을 내림으로써 행정 불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동래구 역시 2012년 4월 건축주가 32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건축허가를 신청했으나, 경사도가 심해 공사할 때 위험하고, 인근 주택의 일조권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불가 처분을 내렸다. 동래구 역시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결국, 같은 해 11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시는 관계 법령에 위반되지 않고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가 없음에도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해 민원인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면서 주의 조처를 했다.

2010년 7월 S사가 기장군 철마면 17필지(1만4950㎡)에 폐기물처리시설 사업 인가를 받아 착공계를 제출했으나, 기장군은 인근 주민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착공계 수리를 거부했다. 기다리다 못한 S사가 이듬해 6월 신축 공사에 나서자 착수일이 지났다며 토지 원상 회복과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업자는 소송을 제기해 같은 해 12월 승소했다. 민원인은 이로 말미암아 자신이 후원하던 예술촌(아트 팩토리 인 다대포)을 더는 지원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단체장이 주민을 의식해 민원인이 적법하게 신청한 인허가를 불허한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