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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도시 부산 <7> 원전 사고

인구밀집도 후쿠시마의 20배인데 세슘(방사능 물질) 치료제 겨우 20병 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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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경 30㎞내에 320만 명 거주
- 사고 1년내 4만8000명 숨지고
- 50년내 85만명 암 사망 예상도

- 갑상선 방호약도 7만명 분량뿐
- 의사 49명만이 비상진료 담당
- 방재 역부족 지적 끊이지 않아

수명 연장 논란을 빚고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폭발하거나 심각한 사고를 일으킨다면….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은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원자력발전소 밀집 지역이다. 국내 처음으로 상업 가동을 한 고리 1호기를 비롯해 2·3·4호기, 신고리 1·2호기가 있고 3·4호기가 건설 중이다. 5·6호기도 예정돼 있다.

잇단 비리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더니 최근 폭우 때는 재난에 대한 허점까지 노출한 원자력발전소를 바라보는 국민은 무섭다. 한 번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원전사고임을 똑똑히 알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집중호우로 고리본부 건물 지하 배전반이 침수하는 바람에 전기 공급이 끊겨 24시간 만에 복구, 안전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사고 한번 나면 치명적

   
반핵부산시민대책위 회원들이 지난 15일 부산시청 앞에서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를 폐쇄하라"고 촉구하며 몸짓으로 핵의 위험성을 표현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지진 재해 관련 사망자' 자료를 보면, 20011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관련 사망자가 사고 발생지인 후쿠시마현에서만 16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진해일로 인한 직접 사망자 1607명을 넘어선다. 또 후쿠시마현은 현 인구 가운데 13만6000여 명이 현 밖으로 나가 피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웃 일본에서 터진 사고가 고리원전에서 발생한다면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후쿠시마를 비롯한 대형 원전 사고 발생 때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권역은 반경 30㎞ 이내이다. 그 권역 안에 부산과 울산, 경남 주민 320만 명이 살고 있다. 후쿠시마 17만 명의 20배가 넘는다.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퍼졌을 때 부산으로 바람이 불면 1년 내 최대 4만8000여 명이 사망하고, 50년 내 암 사망자가 85만 명에 달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도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원자력 업계는 "국내 원전은 안전하게 관리되며, 대규모 사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원전 1기당 소요되는 부품은 200만~300만 개. 완벽한 안전성 검증은 불가능에 가깝다.

■부실한 방재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방호약품과 교육 훈련 등 현행 원전 방재대책이 국민의 생명을 제대로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은 계속됐다.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5월부터 원자력안전위원회와 부산시, 울산시 등을 대상으로 '고리·신고리 원전단지 방사능 방호·방재대책'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분석, "방사능 방재훈련, 구호물품과 비상진료체제, 구호소 현황 등 전반적 안전대책이 역부족"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대책법'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원전에서 직선거리로 최대 30㎞까지 긴급보호조치 계획구역에 포함된다. 그전까지 '반경 10㎞'에서 확대됐다. 부산·울산시민 등 320만 명이 대상이다.

하지만 당국이 확보한 방호물품은 턱없이 부족하다. 2013년 원자력안전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영남권 내 세슘 치료제는 겨우 20병으로 10~300명 분량이다. 갑상선 방호약품도 7만8000명에 투약할 수 있는 78만여 정뿐이다. 방호복과 호흡방호용품도 각각 19만9000개, 210만 개. 비상진료요원도 9개 기관에 의사 49명, 간호사 50명, 응급구조사 23명뿐이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방재대책이 부실하면 1차 피해 말고도 대규모 공황 등 2차 피해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獨, 원전 5㎞내 모든 가정에 약품 배포"

- 전문가들,방사능 대책법 등 개정
- 민·관합동 방재시스템 신설 제안

   
2011년 3월 11일 일본 원전 사고 당시의 후쿠시마 중앙TV 영상. 국제신문 DB
결국, 대형 원전 사고의 발생이나 예방은 예산과 직결된다.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 방사능 방재대책법 일부 개정안에는 구역 확대에 따른 방진마스크와 방호의류, 방호약품, 방사선 감시측정기구 등 구호물품 구매 재원에 대한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법률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 말고도 민·관 합동 방재시스템, 상설 방재 전담기구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방호물자 확보와 훈련의 실효성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녹색당 이보아 탈핵특별위원장은 "독일은 원전 5㎞ 내 모든 가정에 방호약품을 배포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피소에 제때 모여 방호물품을 제대로 보급받을지 의문이다. 방호대책마저 '설마' 하는 생각에 허술하게 수립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고리 1호기 수명연장에 대한 논란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폐쇄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덕분에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던 원전 해체 논의에 정치권이 힘을 보태고 있다.

고리 1호기는 1971년 11월에 착공, 1977년 완공해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원전 수명은 30년 안팎인데,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해 2017년 승인시한이 종료된다. 58만7000㎾ 급인 고리 1호기 발전량은 국내 전체 발전량의 1%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원전 비리로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거치면서 이마저도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정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한다. 한수원이 고리 1호기 수명을 재연장하려면 수명 만료 2년 전인 내년 6월까지 원안위에 수명연장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원안위는 이를 검토해 앞으로 10년간의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 정부가 최종 승인한다.


# 사고 대처 요령

- 대피때 우산 휴대해 비 맞지 않아야
- 창문 닫아 방사성 물질 차단
- 대피소 위치 미리 파악해둬야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대기 중에 방출된 방사성 물질이 바람을 타고 넓게 확산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방사선에, 사고 이후 방출된 방사선이 더해져 사람이 받는 방사선량이 증가한다. 방사선 증가로 토양에 방사성 물질이 쌓이거나 작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원전 사고로 대기 중에 방출되는 방사선 물질로는 요소131, 세슘134, 세슘137 등이 있다. 피폭선량이 100밀리시버트를 넘으면 발암 위험이 증가한다. 국제방사성방호위원회(ICRP)는 100밀리시버트에 피폭되면 암 사망 위험이 0.5%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원전 사고가 터지면 원전에서 멀리 대피하는 것이 급선무다. 방사선량에 따라 방재당국의 시민 대피 방식은 다르다. 당국의 안내대로 대피한다. 당국이 옥내 대피를 통보하면 즉시 집으로 돌아가 장독대 등은 밀봉하고, 창문을 닫아 방사성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가축이나 애완동물은 우리에 가둔 후 충분히 먹이를 준다. 실내에서 텔레비전, 라디오, 인터넷 등으로 당국의 안내를 듣는다.

소개 명령이 떨어지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우산과 비옷 등을 휴대해 비를 맞지 않아야 한다. 담요와 옷, 구급약품을 지참한다. 차량으로 이동할 때는 창문을 닫고 외부에서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환기 방식을 내부 순환으로 한다. 평상시 대피소가 어디인지 파악해 둬야 당황하지 않는다. 이동 중 밖에서는 절대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도움말=부산시 안전정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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