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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2년 4월 15일 승객 155명과 승무원 12명 등 167명을 태운 중국국제항공공사(CA) 소속 항공기가 경남 김해시 돗대산 기슭에 추락해 12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국제신문 DB |
# 안전 위협하는 지형
- 시속 27.78㎞이상 남풍 불면
- 해발 600m이상 산들이 있는
- 북쪽 방향에서 착륙 불가피
- 충돌가능성 국제기준 29배
# 조종사 교육 필요
- 작년 비정상운항 원인 분석
- 작동 미흡 등 인적요인 급증
- "자동항법 시스템에만 의존
- 조종법 제대로 이해 못해"
김해국제공항은 1976년 8월 개항한 이후 동남권의 중추공항 역할을 해왔다.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은 1733만 명이며, 화물 처리 능력도 35만2000t 수준. 올해 상반기에는 총 504만여 명의 항공여객을 수송해 지난해 동기 대비 7.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항공 수송 기능이 증가할수록 공항 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돗대산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해
다행히 김해공항은 '안전한 김해공항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2004년 2월 이후 현재까지 1건의 재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현장의 위험 요소를 발굴·제거해 10년 넘게 무재해를 달성했다는 게 공항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심하기에는 상존하는 위험 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우려의 밑바탕에는 2002년 4월 15일 김해 돗대산에서 발생한 여객기 충돌사고의 충격이 깔려있다. 당시 베이징에서 김해로 오던 중국 민항기가 김해공항에 착륙하기 전 돗대산에 부딪혀 166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고 직후 정부가 김해공항 안전성을 평가했더니, 항공기가 북쪽 방향으로 이륙하거나 북쪽 방향에서 착륙할 때 공항 인근 돗대산·신어산 봉우리와 충돌할 가능성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보다 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공항 활주로 이용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북쪽의 신어산 방향을 향해 착륙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같은 방향으로 시속 27.78㎞ 이상의 바람이 불면 기존과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 착륙하는 '서클링 랜딩' 착륙법을 쓰는데, 이 과정에서 강풍이 불면 산에 충돌할 위험이 높다.
이와 관련해 부산발전연구원은 동남권신공항 추진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김해공항은 주변 장애물로 안전 착륙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국내 한 조종사는 "공항 북쪽에 해발 600m이상 산이 많아 김해공항 활주로는 조종사 사이에서 착륙이 위험한 곳으로 악명 높다"며 "언제 발생할지 모를 항공기 사고를 막기 위해 공항 이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적 요인 개선 시급
그렇다면 문제가 비단 공항 등 시설에만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국내 항공사의 항공 안전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고 평가했다.
국내선 항공기는 10년 넘게 인명피해가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 7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제주 해상에 추락해 조종사 등 2명이 사망한 것을 시작으로 항공기 사망 사고가 다시 발생했다. 이어 지난해 7월 같은 소속 여객기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면서 지면과 충돌해 3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에 지난해 말 정부는 항공사가 안전 의무를 위반했을 때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액을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높이도록 항공법을 개정했다. 하지만 처벌 강화로만 항공기 사고를 예방하기는 어렵다고 항공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비정상운항에 대한 요인별 분석 결과를 보면 인적 요인이 27건(2012년)에서 37건(2013년)으로 37% 증가했으며, 이중 '항공기 작동 미흡(25건)'의 빈도가 가장 높아 안전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지난 6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도 지난해 7월 아시아나항공 사고의 원인으로 "조종사들이 자동항법 시스템에 의존한 결과 조종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결론낸 상황. 이에 대해 항공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때마다 원인으로 빠지지 않는 게 인적 문제"라며 "사고 대응 매뉴얼을 준수하도록 교육을 반복해 안전의식을 강화하는 것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 안전 대책
- 정부, 블랙리스트 외국항공사 취항 금지…"국내조종사 비행 年 1000시간 제한해야"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정부세종청사에서 항공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당시 대책의 핵심 내용은 대형사 위주의 항공안전 관리를 저비용항공사(LCC), 외국항공사, 소형기 등으로 확대하는 것이었다. 대형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나 외국항공사, 소형기 취항이 늘어나면서 항공사고도 늘었다는 분석에 따른 조처다. 실제 대형항공사가 2000년부터 11년 연속 무사망사고를 기록한 반면, 저비용항공사는 같은 기간 1만 운항횟수당 사고·준사고 발생률이 0.63건이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국제기구의 블랙리스트에 분류된 외국항공사의 신규취항을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운항을 하고 있더라도 2년의 유예기간 안에 안전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운항을 금지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안전면허를 발급할 때 재무능력, 투자계획도 검토 사항으로 거론됐다. 안전 관리가 미흡한 저비용항공사는 사전에 시장 진입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는 조종사가 승격되거나 기종 전환을 할 때 실시하는 관숙비행에 보조 승무원 탑승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조종사의 비행시간이 외국보다 많아 조종사 연간 비행시간을 1000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조종사의 피로도를 낮춰 안전성을 확보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산발전연구원 이은진 연구위원은 "자동항법장비, 활주로 주변 안전장치 등 시설 부문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인적 관리도 병행해야 효과를 볼수 있다"며 "조종사의 비행시간 제한 등 근무여건 개선과 함께 교육 강화 등 조처를 항공사가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대피 요령
- 충돌 예상될땐 좌석등받이 세우고 허리 앞으로 숙여 부상 최소화
항공기 사고가 발생하면 승무원의 안내에 신속하게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내려오면 보호자가 먼저 마스크를 착용하고 어린이나 노약자를 도와준다. 비상탈출용 슬라이드를 이용할 때는 굽이 높은 구두나 모서리가 날카로운 장신구, 소지품을 기내에 남겨두고 탈출한다. 지상에 비상 착륙해 충돌 사고가 예상되면 좌석등받이를 앞으로 세우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후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자세를 취한다.
항공기가 바다나 강에 추락했을 때 구명조끼를 함부로 부풀리지 않도록 한다. 항공기가 물에 추락하면 기내로 물이 들어올 수 있다. 이 때 구명조끼가 부풀어 있으면 잠수를 할 수 없어 비행기 밖으로 탈출하기 어렵다. 구명조끼가 좁은 기내 복도를 막아 다른 승객의 탈출을 방해할 수 있다.
구명조끼를 착용했을 때엔 승무원의 지시에 따라 항공기 바깥으로 나와서 구명조끼 끈을 잡아 당겨 바람을 넣는다. 구명조끼가 부푼 상태라면 호스의 입구를 살짝 눌러 바람을 빼내고 항공기 밖으로 나가 호스에 입을 대고 불어 공기를 주입한다. 항공기가 침몰하면서 휩쓸릴 수 있으므로 탈출한 후엔 항공기에서 가급적 멀리 떨어져야 한다.
항공기 사고는 발생하면 큰 피해가 나기 때문에 미리 이에 대비하는 게 우선이다. 비행 전 승무원의 비상시 탈출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린이나 노약자를 위한 별도의 비상 장비가 있는지 승무원에게 물어본다.
도움말=부산시 안전정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