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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존중도시 부산 <5> 건축물 붕괴

재난위험시설 20곳 10년 넘게 방치…법망 빠져나가는 '꼼수'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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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강당에 폭설로 지붕이 내려앉아 부산외대생 등 10명이 숨졌다. 해당 강당이 당시 건축물 안전관리 대상에 빠져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국제신문 DB
- 특정관리 대상 6936곳 중
- D급 249곳·E급 5곳 '아찔'
- 녹산산단 등 공장 대부분
- 샌드위치 패널 취약 구조

- 관리대상 제외 '사각' 찾아
- 점검 강화로 '인재' 막아야
- 건물주 의식 개선도 시급

지난 2월 18일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무너져 부산외국어대학교 신입생 등 10명이 숨졌다. 유례없는 폭설로 사고 당시 ㎡당 114㎏의 하중이 가해졌지만 설계도상의 자재로만 시공했더라면 붕괴는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한국강구조학회의 시뮬레이션 결과 밝혀졌다. 사고 당일 제설작업만 했더라도 최악의 참사는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말 그대로 인재(人災)였다. 이후 '제2의 마우나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의 악순환은 반복됐다. 불과 3개 월 뒤 세월호 참사가 터졌다.

■관리·감독 한계

부산시는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뒤 지역 6565곳의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40곳의 시설에서 비상문 폐쇄, 비상구 물건 적재, 전기시설 불량 등 57건의 위험요인을 적발했다.

부산 지역 특정관리대상 시설은 6936곳으로 이중 재난위험시설은 총 254곳이다. 특정관리 대상 시설은 모두 A, B, C, D, E 등 5단계 등급으로 구분하고 D, E 등급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돼 있다.

현재 재난위험시설 중 D등급의 건축물은 모두 249곳으로 대형 건설 현장 및 공동주택이며, E등급의 건축물은 5곳으로 공동주택, 전통시장 내 상가들이다. 특히 D, E 등급의 건축물 중 20곳이 10년 이상, 22곳이 3년 이상 장기 위험시설로 방치돼 있어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게 현실이다. 또 강서구 송정동 녹산국가산업단지 등 서부산권 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 건축물 대다수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과 유사한 샌드위치 패널 조립식 건축물이어서 자연재해에 취약하다.

문제는 이들 건축물 대다수가 민간시설이어서 시 차원의 관리·감독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민간시설 건물주들이 재난위험시설에서 벗어나기 위해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하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보수·보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형편이다.

■안전 점검 사각지대 찾아라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를 계기로 건축물 안전 점검의 '사각지대'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위험 시설을 찾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안전 점검은 '시설물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이뤄진다. 안전관리특별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사항을 안전관리기본법상 특정관리 대상으로 지정, 보완하는 형식이다.

마우나리조트 체육관은 두 법규가 규정한 안전관리 대상에서 모두 제외돼 있었다. 총면적이 1205㎡이어서 시설물 안전관리특별법이 규정하는 안전관리 대상에서 제외됐고, 운동 경기를 관람하는 장소가 없어 안전관리기본법상 특정관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중이용건축물 중 운동시설은 특정관리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다만 관람장이 있고, 총면적이 1000㎡ 이상 5000㎡ 미만이면 특정관리 대상 건축물에 포함된다. 총면적 5000㎡ 이상이면 안전관리특별법상 안전관리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무단 용도 변경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더 많이 부과하고, 불법 건축물 안전점검 대책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주거용 비닐하우스 같은 무허가 시설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연말까지 일제조사를 통해 총면적 5000㎡ 미만의 운동시설도 특정관리 대상 시설물로 지정해 담당 기초단체와 함께 중점 관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 건축법 시행령·규칙 개정

- '건축기술사 점검' 기둥 간격, 30m → 20m 이상으로 강화
- 전문가들 "철저한 단속이 우선"

국토교통부는 최근 공작물의 안전한 설치와 마우나리조트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축법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 없이는 개정안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정안에 포함된 마우나리조트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한 건축 기준을 보면 기존에는 건축물 설계시 기둥 간격이 30m 이상인 경우에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기둥 간격이 20m 이상이면 협력을 받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공사 과정에서의 구조안전 확인을 위해 공사 감리자가 주요 공정에 다다를 때(3층 또는 높이 20m마다 주요구조부 조립 완료 시)마다 건축구조기술사의 협력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성 강화를 위해 협력하는 건축구조기술사는 반드시 현장 확인한 후 감리보고서에 서명토록 했다.

이와 함께 특수구조 건축물과 다중이용 건축물의 설계도서에 대해 구조 분야 건축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특수구조 건축물의 건축주는 사용승인 신청 시 유지관리계획서를 제출하고 그 계획서에 따라 유지·관리토록 했다.

이번에 입법예고된 '건축법 시행령'과 '건축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심사 등 입법 후속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준이 강화된 건축법 개정안이 시행된다고 만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부산건설포럼 조복래 사무총장은 "대형 공연시설이나 체육관 같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설에 국한해 규제를 강화해야 효과가 있다. 모든 구조물에 규제를 강화하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번 만든 기준은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 사고 예방·대피 요령

- 기둥에 거미줄형 균열 보이면 붕괴 징후…잔해 속 고립 땐 입·코 가려 호흡 최소화

건축물 붕괴가 시작되면 당황하지 말고 주변을 살펴 대피로를 찾는다. 승강기 홀, 계단실 등과 같이 견디는 힘이 강한 벽체가 있는 곳으로 임시 대피한다. 대피 중 위급 상황에 대비해 건물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의 안내로 이동한다. 이동 중에는 장애물이 있으면 될수록 움직이지 않고, 불가피하게 제거할 때는 추가 붕괴 위험에 대비한다. 파편 등이 떨어질 수 있으니 외투, 담요, 신문, 상자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보호한다. 고립이 장기화하면 냉장고 등에서 음식과 물을 찾아 먹되 가능한 한 오래 버틸 수 있도록 음식물의 소비를 조절한다. 잔해 때문에 꼼짝 못하게 된다면 혈액순환이 잘되도록 수시로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여 주고, 입과 코를 천으로 가려서 호흡을 최소화한다. 구조대의 호출이 들리면 침착하게 반응하고, 체력이 소진되지 않도록 불필요하게 고함을 지르지 않는다. 주위에 사람이 있다고 확신할 때는 손전등을 비추거나 파이프 등을 두드려 구조대의 주의를 끈다.

건축물 붕괴를 사전에 대비하려면 건물에 이상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면 전문가에 의뢰해 안전진단을 받는다. 평소 탈출에 필요한 물품을 잘 준비해 두면 유사시 도움이 된다. 비상시 빠른 대피를 위해 대피로에 물건이 적재하지 않는다.

붕괴가 발생하기 전에는 이를 알리는 징후가 나타난다. 건물 바닥이 갈라지거나 함몰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갑자기 창이나 문이 뒤틀리고 여닫기가 곤란하다면 붕괴를 의심해야 한다. 바닥의 기둥 부위가 솟거나 중앙 부위에 처짐 현상이 발생할 때, 기둥이 휘거나 대리석 등 마감재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기둥 주변에 거미줄형 균열이나 바닥 슬래브의 급격한 처짐 현상이 발생하는 때에도 붕괴가 나타날 수 있다.

도움말=부산시 안전정책과

◇ 특정관리 대상 다중이용건축물
  (총면적 기준)

 300㎡ 이상 공연시설 

 300㎡ 이상 5000㎡ 미만 집회시설 

1000㎡ 이상 5000㎡ 미만 관람·전시시설 

1000㎡ 이상 청소년수련시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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