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이 잘 보전된 도심 마을공동체 물만골 입구에 주택 개발이 추진된다. 부산시는 4일 연제구 연산동 산 176의 2 일원(2만7100㎡)의 용도지역 변경과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연제도서관에서 물만골로 들어가는 입구로, 연산2주택재개발 구역 뒤에 자리 잡고 있다. 결국, 물만골 지역도 개발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 논란이 불가피하다.

부산시가 이날 공고한 '도시관리계획 결정 및 지형도면 고시'를 보면 물만골 입구 지역은 자연녹지지역에서 제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됐고, 테라스형 주택을 건립하는 내용의 지구단위계획도 확정됐다. 자연녹지에서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면 용적률이 80%에서 150%까지 확대돼 상당한 개발이익이 생기게 된다. 땅값은 보통 두세 배 이상 뛰어오른다.

부산시와 연제구는 1996년 마련된 '2011년 도시기본계획'에 이 땅이 주거용지에 포함돼 절차를 밟아왔다고 설명했다. 해당 용지 인근에 빌라와 아파트 등 주택가가 형성됐고, 재개발이 추진돼 이와 연계하는 개발용지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업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이 땅의 소유주는 지역의 대형 건설업체다.

시는 2011년 4월 재정비 용역에 착수해 지난해 3월 도시관리계획안을 확정, 공람 공고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물만골 주민과 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해 11월 낙동강유역환경청과 협의 결과 지형을 활용한 테라스형 개발로 방향을 수정해 같은 해 12월 시의회 의견을 청취했다. 올해 2월 열린 부산시 도시계획위는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지형을 최대한 활용한 저밀도·환경친화적인 계획 수립을 조건으로 용도지역 변경을 가결했다. 지난달 26일 연제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테라스 하우스형 주택 개발로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했고 이번에 용도지역 변경과 지구단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이 같은 개발은 도시 숲으로써 주요한 기능과 생태적 지위를 가지는 황령산 자락을 훼손하는 것이다. 산 정상부도 모자라 이젠 자연마을까지 개발의 손길이 뻗친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