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산 금정구 회동동 회동수원지의 수면이 최근 내린 폭우 이후 유입된 나무와 폐목재, 쓰레기 등으로 뒤덮여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 시, 수거 선박 모자라 발동동
- 댐 앞쪽 악취… 식수원 피해 우려

부산 20만 세대의 '청정 식수원'인 금정구 회동동 회동수원지에 최근 내린 폭우로 수천 t의 쓰레기가 밀려들었다. 하지만 관리를 맡고 있는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는 수거 선박 등 마땅한 장비가 모자라 발만 구르고 있다.

31일 오후 회동수원지에는 나무 조각과 쓰레기가 수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농구공과 맥주병 등 생활 쓰레기는 물론 아이스박스와 창문틀, 김치통 심지어 하수도관과 드럼통, 페인트통 같은 폐기물까지 수원지에 떠 있었다. 특히 수원지 댐 앞쪽으로는 부유물이 넓게 형성돼 악취를 풍겼다.

산책로를 따라 지나가던 시민들은 쓰레기 더미를 보고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상훈(55·금정구 금사동) 씨는 "수년간 이곳 산책로를 다녔지만 이렇게 심하게 쓰레기가 쌓인 것은 처음 봤다"며 "식수로 이용되는 곳인데 시민들이 2차로 피해를 보지는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회동수원지는 인근 명장정수사업소를 거쳐 금정구와 동래구, 해운대구 일부 지역의 20만여 세대에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시간당 최고 130㎜나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수영천과 철마천 등을 통해 일반 쓰레기와 나무 등 4000여 t이 유입된 상태다.

시 상수도본부는 수원지에 유입된 쓰레기를 수거할 선박 구하기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작은 배로 제거하고 있지만 쓰레기가 많이 모인 댐 앞쪽은 작업이 어려워 큰 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부유물의 상당 부분이 나무 종류인 데다 상류에 몰려 있어 오염 우려는 낮지만, 최대한 빨리 수거를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