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래구, 의사자 신청 예정

지난 25일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실종됐다가 다음 날 숨진 채 발견된 40대 건물 관리자가 부친 상중에도 출근해 동료들을 대피시키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동래구는 숨진 건물 관리자 조성모(44·사진) 씨를 의사자로 인정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부산 동래경찰서와 부산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2시30분께 동래구 온천동 이센타워 지하층으로 내려간 건물 시설과장 조 씨가 다음 날 오후 6시50분께 지하 4층 발전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5년 전부터 이센타워 시설과장으로 재직해 왔던 조 씨는 건물이 침수될 위기에 처하자 전기기사인 박모(54) 씨와 함께 전기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조 씨는 지하 3층 환경미화원 휴게실에서 퇴근을 준비 중이던 2명을 발견하고 박 씨에게 "환경미화원들을 데리고 올라가고, 지하층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빨리 대피하라고 방송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그는 지하 4층에 있는 시설물을 점검하면서 다른 동료 직원이 더 있는지 찾아보던 중 발전실 등지에 물이 차는 바람에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환경미화원 A 씨는 "당시 건물 밖의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깜짝 놀라 황급히 대피했다"며 "조 씨가 동료를 구하다가 정작 자신은 건물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씨는 변을 당하기 사흘 전 부친상으로 휴가 중이었고 사고 당일은 삼우제를 치르는 날이었지만, 폭우가 쏟아지자 오후에 서둘러 출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