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3일 노동쟁의 조정 신청
- 현대차 부분파업 이어 주시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한 차례 파업을 벌인 데 이어 19년째 무파업을 기록한 현대중공업 노조마저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난항을 이유로 파업 수순을 밟기로 하는 등 울산지역 대형 사업장에 추계투쟁 회오리가 닥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다음 달 3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노동위원회에 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노조는 "3개월이 넘게 30차례나 성실히 교섭에 임했지만 사측의 무성의로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다음 달 2일 퇴근시간에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임단협 보고대회를 열고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경과와 집행부의 투쟁일정을 설명하기로 했다. 이어 추석 연휴가 끝나고 업무에 복귀하는 11일 이후 본격적인 쟁의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25일부터 임시 비상체제로 전환했다. 또 하루 전 열린 대의원 분과장 회의에서도 꽉 막힌 협상정국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임시 비상체제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 회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무파업 전통은 20년 만에 깨지게 된다.

노조 관계자는 "십수 년 동안 안이한 방법으로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데서 비롯된 회사 측의 교만함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며 "막힌 협상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5월1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0여 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추가, 호봉 승급분 2만3000원에서 5만 원으로 인상,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사측이 지난 25일 정년 연장과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해 양보안을 내놨지만 추가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26일 교섭을 가진 뒤 조합원이 납득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다시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는 등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현대중 모두 파업을 전제로 협상에 나서는 분위기라 지역이 추투 회오리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추석을 앞둔 다음 주가 고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