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려운 이웃들에 전달하기도

- 함께 관리하며 공공체 돈독히
- 아이에겐 농업 현장체험 학습
- 농법 배우려는 발길도 줄이어

최근 불어닥치고 있는 도시농업 바람은 부산시와 일선 구·군의 정책과 지원이 밑거름이 됐다. 시는 지난해 도시농업 육성 종합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 같은 지원을 받아 시민이 일단 도시농업을 시작하면 이내 각자의 필요와 형편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기 시작한다. 그만큼 방식과 양상이 다채롭고, 그에 따른 효과도 다종다양하다.

도시농업 효과는 값싸게 질 좋은 농작물을 얻는 경제적 측면도 있지만, 이웃 간 유대가 두터워지고, 생태와 환경 보호에도 보탬이 되며, 도시 주민의 정서도 안정된다는 점 등이 주로 꼽힌다. 도시농업기술을 배우려는 시민의 발길이 잦아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이웃 간 정을 도탑게

주종근(72·부산 서구 부용동 천아드림타운) 씨는 2005년부터 14층 아파트 옥상에서 텃밭을 가꾸고 있다. 도시농업 열기가 아직 뜨겁지 않던 때다. 당시 소방법이 강화돼 아파트 옥상 출입문을 열어둬야 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 텃밭이 생겼는데, 관리사무소가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주 씨가 팔을 걷고 '옥상농사'에 뛰어들었다. 텃밭의 넓이는 66㎡(약 20평)가량. 처음에는 채소 한두 종을 가꿨는데 지금은 상추 고추 등 20여 종으로 늘었다.

주 씨는 "거둔 작물은 이웃과 나눠 먹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옥상 텃밭이 주민의 사랑방 구실도 한다. 관심 많은 이웃에게 텃밭 일부를 제공하고 아이들이 직접 재배하고 수확하는 체험 공간까지 마련하니 호응이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교직에서 은퇴한 조창근(65·부산 동래구 명장동) 씨는 2012년 동래구청의 지원을 받아 도시농사꾼이 된 경우다. 지난 4월 옥상에 16㎡(약 5평)짜리 작은 '농장'을 만들었다. 조 씨 부부는 언제나 여기서 재배한 채소를 먹는다. 조 씨는 "부러워하는 이웃이 많다. 호기심을 갖고 물어오는 분도 많아 옥상정원을 신청하는 방법을 이웃에게 상세히 안내하고 있다"고 최근 도시농업의 인기를 전했다.

새마을금고도 나섰다. 동래구 명장1동 새마을금고는 지난 4월 동래구의 지원을 받아 3층 옥상에 198㎡(약 60평) 넓이의 밭을 꾸몄다. 주민들로 구성된 새마을금고 봉사단 회원들이 농사를 짓고 그렇게 키운 고추 상추 등 채소는 이웃끼리 나누거나 경로당에 제공한다.

부산 서구는 지난 4월부터 초장동을 중심으로 옥상 텃밭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1차 사업에는 12가구가 밭을 가꾸겠다고 신청했는데 2차 사업에는 57가구로 늘었다. 서구는 이달 말까지 초장동의 폐가와 빈집 터 231㎡에 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구 관계자는 "주민 호응이 높아 3차 사업도 계획했다. 이렇게 만든 텃밭을 다문화가정 등에 맡기면 지역 공동체의 유대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현재 운영 방식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 교육기관 찾는 발길 늘어

부산도시농업시민네트워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도시농업교육 기관이다. 지난 4월부터 도시농업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시민에게 도시농업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이준기 사무국장은 "지난 4월 1기 수료생을 배출한 뒤 이달 말부터 3기 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1기 과정에서 수료생 45명을 배출했는데, 3기 과정에는 1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도시농업 열풍이 번지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고 정서적인 안정을 중요시하는 풍토가 반영된 결과가 아니겠느냐. 삭막한 도시생활에 농업은 아주 좋은 생활의 활력소이자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최근 도시농업과 관련 시민의 문의가 매우 많아졌다. 지금은 부산시 도시농업 관련 마을기업 4곳과 함께 새로운 사업을 준비 중이며 부산 16개 구·군에 농업 기술을 조언하고 보급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에는 도시농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이 8곳 있고 도시농업지원센터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