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선암 산딸기 마을에서 주민들이 산딸기밭의 잡초를 뽑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저소득층 어르신 21명이 관리
- 마을 사랑방 옥상선 채소 가꿔
- "내년부터 쏠쏠한 용돈벌이 기대"

부산 부산진구 범천4동 '선암 산딸기 마을'. 도시 한복판의 외딴 섬 같은 존재다. 마을 뒷산에 야생 산딸기가 많아 산딸기 마을이라고 불리고 있다. 마을 바로 뒤편 체육공원 부지에는 수풀이 수북하게 우거졌다. 앞으로 이 부지는 '산딸기 너른 언덕마당'으로 바뀐다. 기존의 방치된 체육공원을 깨끗하게 정비해 주민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산딸기밭을 조성할 계획이다.

산 쪽으로 조금 올라가자 야생에서 자라는 산딸기 군락이 보였다. 주민들은 올해 이곳에 산딸기 100주를 시험 삼아 심었다. 내년에는 산딸기 1210주를 심을 계획이다. 김종규(76) 마을회장은 "다들 초보여서 수확량은 많지 않다. 마을 주민끼리 나눠 먹는 수준"이라고 22일 말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최근 주민들은 경북 포항시 남구 장기면 산딸기 마을에 견학도 다녀왔다. 또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 중 하나로 산딸기 재배 교육도 받았다. 이곳은 지난해 산복도로 르네상스 시범마을로 선정됐다. 산딸기 마을 회원은 모두 21명. 대부분 70, 80대 저소득층 노인이다. 이날 마을 사랑방에는 대부분 회원이 모였다. 동네 어귀부터 고소한 부추 부침개 냄새가 났다. 할머니들은 간식 준비에 바빴다. 금요일마다 회의를 열기 때문이다. 회의를 마친 뒤 이곳에서 점심도 함께 먹는다.

사랑방의 옥상 텃밭에는 방울토마토와 고추가 영글고 있었다. 이상임(76) 할머니는 "우리 집 마당에도 고추 상추 토마토를 키운다. 내가 사랑방 옥상 텃밭에 물을 주는 당번이다. 앞으로 산딸기 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마을 사람에게 도움이 되도록 수익이 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표선분(74) 할머니는 "우리 마을을 그냥 달동네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제는 산딸기를 많이 수확해서 유명한 마을로 거듭났으면 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더 많은 산딸기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거들었다.

부산진구는 이달부터 시비 7억5000만 원을 투입해 선암 산딸기 마을 조성사업에 착수했다. 총 5개 특화마당을 만들고 주거환경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이 사업은 내년 1월 완료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