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못 통과해도 도착지 요금소서
- 추가요금 없이 통행료 지불 가능
- 도로공사 "개선 검토, 홍보 강화"

사례1. 지난 10일 오후 8시30분께 부산울산고속도로 울산요금소에서 하이패스 전용차로(4차로)에 잘못 들어선 승용차가 영업소 쪽으로 차로를 급히 바꾸는 과정에서 요금소 6차로에서 빠져 나오던 4.5t 화물차량과 부딪혀 승용차 뒷좌석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사례2. 김모(32) 씨도 지난 16일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친구 차를 빌려 운전하던 중 아찔한 경험을 했다. 그는 "친구 차를 빌린 것을 깜빡 잊고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통과하다가 경고음과 함께 '통과 후 영업소로 문의해 주십시오'라는 안내문을 봤다"며 "요금소 통과 직후 도로변 영업소를 찾아야 할 것 같아 차로를 급하게 바꾸다가 다른 차량과 부딪힐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등록하지 않은 일반 차량이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지만, 과도한 경고음과 오해를 빚게 하는 안내문 탓에 오히려 사고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부산요금소 등지에서는 일반 차량이 하이패스 전용차로에 잘못 들어갔다가 분리대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차로를 바꾸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부산요금소의 부산~양산 방면은 하이패스 전용차로가 3개, 일반 차로가 5개 있는데, 영업소로 곧장 연결된 반대 방면은 하이패스 전용차로 3개, 일반 차로는 10개에 달해 전용차로에 잘못 진입한 차량이 최소 10개 차로를 가로질러 가야 하는 상황도 생긴다.

부산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관계자는 "부산요금소 한 곳에서만 하루에 몇 차례씩 하이패스 전용차로에 잘못 들어섰다가 경고음 등에 놀라 급정거하는 등의 장면을 볼 수 있다. 우리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일반 차량이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통과했더라도 도착지 요금소나 한국도로공사 전화상담실을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별다른 추가 요금 없이 통행요금을 낼 수 있다. 곧장 영업소를 찾을 필요가 없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하이패스 전용차로의 안내문과 경고음이 운전자에게 위협이 될줄 몰랐다.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전용차로를 진입했더라도 그냥 통과한 뒤 요금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홍보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현재 국내 하이패스 단말기 가입자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서 하이패스 보급률은 50.6%에 달한다. 반대로 일반 차량도 977만 대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