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제센터 지시에 하강 운항 중
- 기장, 다른 기 근접 직감해 상승
- 항공사 "나리타공항 실수 명백"
승객 150여 명을 태운 대한민국 국적 여객기가 일본 도쿄 상공에서 공중 충돌할 위기를 간신히 벗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공항 관제센터의 하강 지시를 따르던 여객기 기장이 육안으로 위험을 깨닫고 급히 고도를 바꾼 덕택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는 13일 부산발 일본 나리타행 국적 항공사 여객기 기장 A 씨에게 '공중 충돌 방지 경고 시스템' 작동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고도 강하 중 전방에 항공기가 있어서 상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확인 결과 지난 12일 오후 1시께 나리타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여객기는 착륙을 40여 분 앞두고 공항 관제센터의 지시에 따라 하강 운항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종 계기판에 다른 항공기와 충돌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는 TA(traffic advisory)경고가 나타났으며, 이내 항공기 근접 속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RA(resolution advisory) 경고가 표시됐다.
일반적으로 TA 경고는 항공기 간 거리가 24㎞ 이내일 때, RA 신호는 항공기 간 충돌이 7초 안에 가능할 때 표시된다. 이에 A 기장은 맞은편 6㎞ 지점에서 일본 국적 여객기가 상승하며 다가오는 것을 확인, 충돌 위험을 직감하고 항공기를 상승시켰다. 이후 일본 여객기는 한국 여객기의 400m 아래로 지나가 충돌을 피할 수 있었다.
일반 항공기의 운항 속도(700㎞/h) 기준으로 6㎞ 떨어져 있는 항공기 간 충돌은 순식간에 일어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만약 A 기장이 곧장 '회피 조작'을 하지 않았더라면 자칫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사태가 빚어지자 국적 항공사 측은 "문제 발생 당시 항공기에 어떠한 지시도 하지 않았던 나리타공항 관제센터 측의 관제 실수가 명백하다"고 국토부에 해명했다.
국토부는 "일본 영공에서 빚어진 사건이므로 일본 국토교통성이 조사를 진행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공중 충돌 방지 경고 시스템'이 작동하면 항공기 간 표준 분리치(수평 8㎞, 수직 304.8m) 미확보 여부를 파악한 뒤 책임 규명을 위한 원인 조사를 진행한다. 이에 대해 일본 국토교통성 측은 "아직 사고 관련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보고를 받는 대로 진상을 파악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