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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마을기업-지역에서 싹트는 희망 <24> 태종대 식품

개똥쑥 막걸리로 '영도 전통주' 꿈꿔…참옻·개똥쑥 10여 개 제품 개발

  •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   입력 : 2014-08-13 19:38:4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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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 근처에 있는 마을기업 태종대 식품의 개똥쑥밭에서 지난 8일 동네 주민들이 개똥쑥 막걸리를 맛보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1987년 참옻으로 사업 시작
- 작년 재배 쉬운 개똥쑥으로 확장
- 태종대 1322㎡ 부지서 직접 길러
- 영업망 확대하고 茶 티백 연구
- 주력 막걸리 시설 등 보완 노력

- 주민·체험객에게 푸짐한 대접
- 입소문 타고 발길 끊이지 않아

알싸하다고 해야 할까. 박하 향을 떠올리게 하는 기분 좋고 자극적인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이곳은 부산 영도구 태종대 인근의 '개똥쑥' 밭. 어른의 키보다도 큰 개똥쑥이 태종대 한쪽에 있는 약 1322㎡(400평) 부지에 자라고 있었다. 지난 8일 오후,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은 무더위를 밀어낸 대신 알싸한 개똥쑥 향을 품고 인근 골목길을 맴돌고 있었다.

개똥쑥은 마을기업 태종대 식품이 재배하고 있다. 태종대 식품은 개똥쑥으로 막걸리를 빚어 판매하고 있으며, 이 막걸리로 '전통주'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4년 전 마을 기업으로 지정됐다. 참옻으로 시작해 개똥쑥까지 영역을 확장해 관련 식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넉넉한 인심에 모여드는 사람들

마을기업 태종대 식품에는 동네 주민이 수시로 드나든다. 현장을 찾아간 지난 8일 오후 4시께에도 부산 영도구 동삼동 개똥쑥밭에 동네 주민 10여 명이 모여 있었다. 이들은 밭 한가운데에 둘러앉아 태종대 개똥쑥 막걸리를 함께 마시고 있었다. 이은주 태종대 식품 대표가 직접 막걸리를 빚어 동네 주민들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걸쭉한 개똥쑥 막걸리는 향이 그리 강한 편이 아니었다. 개똥쑥 특유의 향을 적당하게 잡은 대신 달콤한 맛이 은은하게 입안에 남았다. 발효 공정은 부산 기장군의 발효 전문 공장에 맡겨 상품으로 만들어 내지만, 마을 주민에게 막걸리를 나눠주거나 체험을 하러 온 이용객에게는 영도구 밭에서도 얼마든지 막걸리를 제공한다.

이 대표와 남편 송창순 태종대 식품 연구원장은 넉넉한 인심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초청한 주민에게 참옻 닭백숙과 호박전, 개똥쑥 막걸리를 푸짐하게 내놓았다. 송 연구원장은 "경로당 어르신이나 마을 주민이 들르면 손님 대접을 후하게 하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사람이 끊이지 않고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참옻에서 개똥쑥으로

태종대 식품의 역사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와 송 연구원장은 30년 전 결혼하면서 영도구에 자리 잡았다. 평소 식품에 관심이 많았던 송 연구원장은 여러 가지 음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소중한 취미였고 그런 관심이 연구로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바로 참옻이었다. 송 연구원장은 참옻을 활용해 식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열중했고, 옻에 민감한 사람이 옻을 처음 접해도 무리 없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송 연구원장은 1987년 영도구에서 참옻 재배를 처음 시도했다. 영도구의 강한 해풍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2년 뒤인 1988년 참옻의 새순이 올라왔다. 그는 곧 영도구 신선동 6만6115㎡ 부지에서 본격적으로 참옻 재배를 시작했다.

직접 재배한 참옻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게 되자 그는 '원주참옻'이라는 가게를 열어 참옻 닭과 참옻 오리 백숙을 팔기 시작했다. 현재 참옻의 장점을 살린 소금을 비롯해 참옻 성분을 곁들인 찻잎을 티백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참옻 재배단지가 있는 태종대 인근에 참옻 문화원까지 만들어 관광객과 고객이 참옻의 효능과 특성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송 연구원장은 아내 이 대표와 함께지난해 참옻의 효능과 비슷한 개똥쑥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개똥쑥은 최근 들어 효능이 많이 알려진 데다 참옻보다 재배가 쉽다는 장점이 있었다. 현재 태종대 개똥쑥 막걸리는 태종대 식품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은 개똥쑥 막걸리의 영업망을 확대해가는 한편, 허브차와 향이 비슷한 개똥쑥 차를 티백으로 만들어 더 널리 보급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영도구 전통주로 자리매김 목표

마을기업 태종대 식품의 운영에 참여하는 조합원은 현재 18명. 식품의 효능을 높이고 보증하기 위해 약사인 황원태 씨를 이사로 초빙했다. 상시 근로 인원은 3명이지만, 참옻과 개똥쑥 수확 철이 되면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움의 손길을 주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한다.

현재 참옻, 개똥쑥과 관련한 식품군은 10여 개에 달한다. 막걸리를 비롯해 소금과 차 등을 만들고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고객의 발길도 조금씩 늘고 있다. 현재 송 연구원장은 충북 옥천의 한 식품 기업에 연구 이사로 영입돼 참옻 관련 식품 연구에 다양한 조언을 하고 있다. 활동의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서, 더 좋은 기회가 오리라고 이 대표와 송 연구원장은 내다본다.

송 연구원장은 "참옻과 개똥쑥 재배는 성공 단계에 접어들었다. 주력 상품으로 내건 개똥쑥 막걸리를 더 널리 보급하는 한편 막걸리를 더 보완해 영도구 전통주로 자리매김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태종대 식품에서 누룩 개발부터 발효까지 직접 맡을 수 있게 역량을 더 키우고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처음 동네주민이 조건없이 땅 빌려줘 성공…직접 생산공정까지 하는 것이 목표"

■ 태종대 식품 이은주 대표

태종대 식품 이은주(사진) 대표는 남편 송창순 식품연구원장과 함께 이 마을기업의 식품 사업 전반을 관리하며 앞날을 설계하고 있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받아 사업을 이어나가면서 이 대표는 마을에서 인심을 넉넉히 쓰려고 노력한다. '넉넉한 인심'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대표는 "1987년 참옻 재배를 시작할 때 동네 주민 한 분이 참옻을 재배할 땅 165㎡(약 50평)를 아무런 조건 없이 빌려주셨다"고 회상했다.

해풍이 강한 영도구 특유의 자연조건 때문에 성공할 확신이 없어 망설이던 부부는 땅을 조건 없이 빌려준 동네 주민의 인심에 힘입어 참옻 재배에 성공했다. "그때의 땅 50평이 지금은 영도구 일대 참옻 재배단지 2만 평으로 확장됐고, 400평가량의 개똥쑥밭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주변 여러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컸으니, 받은 것을 사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돌려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현재 태종대 개똥쑥 막걸리는 영도구 200여 곳에 판매된다. 이 대표는 "부산 전역으로 영업망을 넓히려고 준비하고 있다. 개똥쑥 막걸리의 생일(출시일)이 지난해 11월 27일인데 이날이 복원된 영도대교가 재개통한 날이어서 아주 뜻깊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개똥쑥을 재배한 뒤 충북 옥천의 식품 공장과 부산 기장군의 발효 공장으로 보내 막걸리 생산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영도에서 좋은 물을 찾아내고 누룩을 만드는 데도 성공해 영도구에서 직접 전통주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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