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산하 양대 공기업 사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부산도시공사와 교통공사가 지난 12일 임원 공개모집 신청을 마감한 결과 도시공사 사장 자리에 8명, 교통공사 사장 자리에 5명이 응모했다고 부산시가 13일 밝혔다. 부산도시공사 사장에 8명이 응모한 것은 공모 사상 최다이다. 사장과 같이 공모한 도시공사 감사와 관리본부장직에는 2명이 각각 지원했다. 교통공사 감사 자리에는 관료 출신 등 3명이 응모했다.

양대 사장직에 응모자가 많은 것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제대로 된 공모를 하겠다고 천명한 데 힘입었다. 이전 시장이 내정했다가 형식적인 공모 절차를 밟은 것과 다르다.

도시공사 사장 지원자 면면을 보면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한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이 대거 응모한 가운데 전직 공무원과 내부 인사도 원서를 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원 2명이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이 중 현직 LH 임원도 있다. 건설 관련 대기업에서 임원을 역임한 인물 2명도 원서를 냈다. 부산과 울산에서 재직 중인 대학교수 2명, 부산시 공무원 출신도 2명 있다.

교통공사 사장 자리에는 지역 도시철도 관련 기관 전 사장과 LH 임원 출신, 전 부산시 고위 공무원, 대학교수 등이 응모했다. 대학교수 출신은 도시공사에도 응모하는 등 두 곳에 지원서를 냈다. 전직 시 공무원은 교통공사에서 과거 임원을 지낸 인물이다.

다양한 직업군에 속하는 인물이 응모하면서 서 시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능한 관료 출신을 피하고 싶지만, 비관료 중 사장직을 제대로 수행할 인물이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시공사에는 전문성을 내세워 과거 LH 출신 임원이 사장으로 온 적이 있으나, 내부 융화와 시와의 업무 협조가 제대로 안 돼 실패를 경험한 사례가 있다. 양대 공기업은 시와 긴밀한 업무 협조가 필요해 공무원 출신이 그동안 맡았지만, 최근 '관피아'(관료+마피아)를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무시하기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