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비 적어 업체들 꺼려

- 2018년 개통은 물건너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이 당초 계획했던 오는 2018년 개통은 물론이고 2020년 완공도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공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수의계약 입찰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세 차례나 실시된 사상~하단선 1공구 경쟁 입찰이 좌절(본지 지난 2월 17일 자 1면 보도)되자 부산교통공사는 수의계약 입찰로 전환했었다.

10일 부산지역 건설업계와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교통공사는 사상~하단선 1공구 시공사 선정을 위해 모 대형 건설사  컨소시엄과 수의계약 절차에 들어갔지만 협상 당사자 그룹이 컨소시엄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사전심사(PQ)와 설계심의를 앞두고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던 몇몇 건설사가 이탈하면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쟁 입찰이 세 차례나 무산되고 수의계약마저 실패한 근본 원인은 공사비가 적기 때문"이라면서 "1공구의 경우 1.5㎞ 지하구간에 정거장이 2곳이나 되는데 배정된 예산은 951억 원으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예비타당성조사 승인 후 기본계획 확정 때보다 공사비를 19.5% 올렸다. 20% 이상 올리면 예비타당성조사부터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 증액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시공사 선정을 재개하기 위해 여러 조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3차 경쟁 입찰 공고 당시 지역업체 의무도급비율을 법정 최대선인 49%에서 40%로 낮췄다가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서 다시 49%로 올린 게 시공사 선정 실패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지역업체 배려 차원에서 기준을 조정했는데 이 부분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고 말했다.

3공구 입찰이 지하화 논란으로 8개월 이상 진척이 없는 상태에서 1공구의 수의계약마저 무산되자 교통공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교통공사는 이르면 올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입찰을 하지 못한데다 공사기간이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2018년 개통은 무산됐다고 봐야 한다. 사상~하단선은 총 5개 공구 중 5공구만 시공사를 선정했고 2, 4공구는 설계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2020년 완공도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