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후차 교체비 3789억 원

- 국비만 바라며 '무대책'

- "지방채 발행·요금조정 등

- 모든 방법 검토 해결해야"

차령 25년의 노후 전동차가 절반 이상 되는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서 사고가 잦아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부산시가 예산 부족 타령에 그칠 게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시는 가용예산 5000억 원 중 내년에 1090억 원을 투입해 도시철도 1호선의 차령 25년 이상 된 전동차 84량을 먼저 교체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는 오는 2018년까지 총 3789억 원을 투입, 차령 25년 이상 된 노후 전동차 186량을 단계적으로 교체하는 중·단기 계획의 일환이다. 시는 관련 예산 중 60%인 2280억 원을 정부가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철도 건설 때 국비 지원비율이 60%였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다.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정작 기획재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더욱이 1호선 20년 이상 전동차 전체를 교체하려면 총 5400억 원이 필요함에도 추가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은 아직 없다.

부산시가 굳이 가용예산이나 국비 지원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채 발행, 기부채납, 요금 인상 등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많다는 것이다. 부산시의 지난해 말 지방채 잔액은 2조8600억 원으로, 6대 광역시 중 인천 대구에 이어 3위로 사정이 나쁘지는 않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은 "시가 국비 지원 등에만 기댈 게 아니라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노후 전동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후 전동차 교체비용 마련을 위한 지방채 발행과 요금 인상 등 방법에 시민 동의를 받는 방안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편 지난 17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은 추진장치에서 발생한 과전류로 밝혀졌다. 부산교통공사는 1차 조사 결과 사고 전동차 아래쪽 추진장치 일부가 과전류로 타면서 전동차 위 퓨즈함에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1호선 동래역과 교대역 사이에서 발생한 전동차 정전 사고 원인도 비슷했다. 지난 5월 21일 범일역에서 정차 중이던 열차 안에서 연기가 발생한 것까지 포함하면 올 들어 1호선 노후 전동차에서 4차례나 사고가 났다. 부산교통공사는 도입한 지 20년이 넘는 1호선 전동차의 경우 직류방식으로 전기를 공급하다 보니 과전류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이를 교류방식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부산도시철도 1~3호선 전동차에는 CC(폐쇄회로)TV가 전혀 없어 사고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