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충장고가도로(전체 길이 1㎞, 높이 약 15m)는 이른바 '마의 구간'이다. 좌천동 남해해양경찰청~범일동 동천 인근을 잇는 이 도로에는 대형 화물차량 등이 쌩쌩 달린다. 비라도 오면 아슬아슬 곡예운전을 해야만 한다.

15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충장고가도로에서 2011~2013년 3년간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42건으로 기록됐다. 특히 빗길 중앙선 침범사고로 1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월 8일 오후 5시30분께 충장고가도로 진입로 근처에서 승합차가 중앙선을 넘어섰다. 중앙분리대가 부실해 방어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승합차는 반대편으로 넘어가 마주 오던 승용차를 덮쳤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A 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충장고가도로는 안전시설 보강이 매우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충장고가도로는 중앙분리대 역할을 하는 시설이 철조망 형태의 구조물이다. 철조망이 노후한 데다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소재가 약해 제구실을 못한다. 사고 앞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철조망을 고정하는 받침대 역할을 하는 보도석도 위험요인이다. 보도석은 높이가 20㎝에 불과하다. 차량이 보도석을 들이받고도 이를 타고 넘어가 철조망으로 된 중앙분리대를 뚫고 맞은편 차선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최소한 50~60㎝ 높이의 견고한 중앙분리대가 있어야 맞은편 차선으로 차량이 넘어갈 수 없다는 게 경찰의 지적이다. 

경찰은 동구와 부산시 건설안전시험사업소에 예산을 건의했지만, 뚜렷한 답을 받지 못했다. 동구의 교통안전시설 예산은 전체 예산의 1.97%에 불과하다. 이러니 경찰이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하는 구조다. 교통사망사고 우려지역, 상습 과속지역 및 곡선구간에 라바콘(차단봉)과 신호봉을 설치하고, 밤늦은 시간 사망사고에 취약한 지점 20곳을 정해 교통경찰과 지역 경찰을 배치해 거점 근무를 한다. 동부경찰서 김종철 경비교통과장은 "충장고가도로의 형태와 운전자의 과속도 문제이지만 안전시설 보강이 가장 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