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안남은 조성시효 걸림돌

부산 남구 오륙도 인근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씨사이드' 사업이 긴 법정 공방을 끝내면서 오륙도 일원을 문화공간이자 휴양지로 바꿀 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동양증권은 국세청이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고 15일 밝혔다. 동양증권은 씨사이드 조성부지 13만4783㎡를 부도난 시행자 무송종합엔지니어링을 대신해 신탁관리 중이다. 사해행위는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 집행을 하려 할 때 채무자가 자신의 재산을 의도적으로 숨기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무송 측은 동양증권에 사업부지를 신탁하고 550억 원을 대출했으나 도산했다. 게다가 체납한 국세도 수백억 원에 달했다. 국세청은 대신 사업부지를 압류하려 했으나, 동양증권이 신탁관리 중인 탓에 불가능하자 이를 사해행위로 보고 2010년 1월 동양증권을 상대로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11월 국세청이 승소했으나, 2012년 항소심에서는 동양증권이 승소했다. 지난해 1월 상고를 접수한 대법원은 1년 5개월 만에 동양증권의 수익권을 인정했다.

동양증권이 승소한 덕에 씨사이드 사업은 새 국면을 맞았다. 국세청이 승소하면 부지가 없어져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위기에 놓여 섣불리 나서는 사업자가 없었다. 동양증권의 승소로 부지문제가 해결돼 새 사업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담당 남구에는 관광지 지정과 조성계획이 유효한 기한을 문의하는 등 투자의향이 있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도 "채권단의 요구가 있는 대로 공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채권단의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 이곳 관광지 조성계획의 시효가 오는 11월 30일까지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기한을 넘기면 새 사업자가 나타나더라도 환경영향평가나 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 등을 다시 받아야 해 사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 조성계획 승인이 취소된 후 2년 동안 새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예 관광지 지정까지 취소된다.

이종철 남구청장은 "씨사이드 조성 사업은 백운포 마리나 사업 등과 연계하면 세계적인 해양 관광지로 거듭날 수 있는 만큼 조속한 사업 진행을 원한다"며 "사업 성공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