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하구, 정체성 보전 조례·규칙
부산 사하구가 감천문화마을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시행규칙을 만들고 조례를 개정하는 등 지켜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에 제정한 시행규칙에는 감천문화마을이 가진 독특한 색상을 보전하고, 마을을 개발하거나 정비할 때 주민과 전문가의 협의를 거칠 것을 명시했다.
사하구는 10일 '감천문화마을 조성 및 마을공동체 지원 등에 관한 조례 및 시행규칙'을 지난 1일부터 시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제정한 조례를 일부 개정해 곧 들어설 비즈니스 센터와 체험주택 운영 방침을 넣었다. 시행규칙에는 마을공동체 지원과 운영방안, 감천문화마을의 전반적인 개발 방향이 담겼다.
시행규칙은 별도의 '색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감천문화마을의 주택과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을 새 건축물이나 상점의 간판에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색채 가이드라인은 감천문화마을의 주택 경관과 어울리는 10가지 색상을 지정해 그 안에서 색채를 배합하도록 정했다. 공공시설물의 설치, 각종 공사 인허가, 도시계획, 건물 철거 등 마을의 정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행위는 사하구의 관련 부서와 협의 후 시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형 프랜차이즈가 감천문화마을에 입점을 결정하더라도 고유 브랜드를 내건 간판이 아니라, 감천문화마을 전체적인 색과 어울리는 간판과 건물을 디자인해야 한다. 공공시설물이나 주민의 주택 인테리어 등도 모두 가이드라인이 정한 틀 안에서 시행하거나 사하구 등 관련 기관과 협의하도록 명시했다.
또 사하구청 주도의 개발보다는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 과정을 거쳐 개발한다는 내용도 눈길을 끈다. 감천문화마을 자문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미술가, 건축가, 마을 활동가, 주민 대표, 교수 등 11명이 활동하도록 했다. 이들은 감천문화마을 정체성 보전과 개발의 방향에 관해 의견을 낸다.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도시 전반의 개발 방향을 조례와 시행규칙에 세부적으로 담은 것은 부산시 지자체 중 사하구가 처음이다. 사하구 관계자는 "부산 도시재생의 '맏형'격인 감천문화마을의 정체성을 보전하기 위해 조례와 시행규칙을 제정했다. 마을 특성을 살리고 정체성을 지키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