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구, 부의장·상임위장 야당 몫
- 사상구, 여당 "더 달라" 다시 논의
- 북구, 의장·상임위장 모두 야당

기초의회 구성을 두고 곳곳에서 여야 간 치열한 자리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여당인 새누리당 일변도의 의회 구성에서 벗어나 야권의 입김이 의장단과 상임위원회 구성에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6·4지방선거 때 야당 기초의원들이 선전한 결과다.

새누리당 6명, 새정치민주연합 3명의 의원으로 꾸려진 부산 영도구의회는 3일 의회 구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일정상 이날 오후 5시 개원식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야당에 상임위원장 한 자리만 배정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새정연 소속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새정연 소속 박성윤 의원은 "의회 구성 준비 단계에서 수차례 협의 과정을 거치라고 요구했음에도 거절당했다. 이런 방식의 의회 구성은 절대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투표로 영도구의회 의장만 한영현 의원으로 선출한 채 앞으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는 여야 의원이 협의해 선출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8명, 새정연 소속 의원이 7명인 부산 남구의회에서는 의장 선출 때 야당 의원들이 여당 측 한 의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1일 의장·부의장,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새누리당 이호승 의원이 의장에 선출됐을 뿐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3석을 모두 새정연 소속 의원이 차지했다. 이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애초 예상했던 인물과 정반대 쪽에서 의장으로 선출되자, 이에 반발해 남은 부의장 등의 선거에는 참가하지 않은 결과다. 새정연 소속 모 구의원은 "이호승 의원이 의장으로 적합하다고 여겼고, 나머지 자리는 새누리당 의원이 선거에 참가하지 않은 덕에 우리 뜻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는 8, 9일 의회 구성을 앞둔 부산 사상구의회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 간 '다수 당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상구의회는 새누리당 소속 7명, 새정연 소속 5명이다. 애초 새누리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세 자리를, 새정연 측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두 자리를 맡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지만,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있다.

부산 북구의회는 새정연 의원이 7명,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6명으로, 부산 기초의회 중 유일하게 야당 의원이 많은 '야대여소' 구조다. 결국, 야당의 입김이 세져 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회 세 자리를 모두 새정연 의원이 차지했다. 새누리당에서는 윤성만 의원이 부의장직에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