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요트계류장 근처 낙동강 변에 녹조띠가 형성돼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가뭄 계속되면 하천 확산 가능성

부산 지역 낙동강 하류 일부 구간에 위해성이 의심되는 녹조 현상이 확인됐다.

30일 오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내 요트계류장 부근 낙동강 본류 구간. 요트계류장 쪽 강변에 너비 1m의 녹조띠가 군데군데 형성돼 있었고, 강의 표면이 녹색 조류로 완전히 뒤덮였다. 녹조띠가 형성된 수역 바깥쪽 상당 부분도 녹색을 띠었다.

현장을 확인한 부산가톨릭대 김좌관(환경공학과) 교수는 "외관상 100ppb 이상의 녹조가 발생한 것 같다"며 "가뭄이 계속되면 녹조띠가 하천 안쪽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녹조 농도가 20ppb 이상이면 인체와 생태계에 위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김 교수는 "친수공간 내 녹조가 인체에 해를 입힐 수도 있다"며 "현 상태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류장 내 악취와 오염이 가속화돼 정상적인 레저 활동도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낙동강 본류에서 녹조띠가 확인되자 주민들은 "지난해의 이른바 '녹조라떼'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삼락생태공원 일대 낙동강에 짙은 녹조띠가 형성된 바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하류 지역 특성상 물 흐름이 정체되는 데다 올해는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은 많아 녹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8일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경남 창녕군 함안보 구간에 조류 경보를 발령하고 부산 경남 낙동강 하류 구간 내 친수 활동과 어획 등의 자제를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삼락생태공원 내 계류장 조성으로 강물 흐름이 느려진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2009년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낙동강에 계류장들을 조성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조류 증식은 낙동강 하류의 전반적인 현상일 뿐, 계류장만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