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3공구(학장~엄궁동)의 지하화가 무산 위기에 빠졌다. 당초 부산교통공사의 지상건설 계획과 달리 지하화 설계로 입찰에 참여해 주목을 받았던 한진중공업 측이 공사비 302억여 원의 추가부담(본지 지난 26일 자 1면 등 보도)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한진중공업 컨소시엄 관계자는 27일 "교통공사가 최근 저심도 공법 공사를 위해 약 302억 원의 공사비가 더 필요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지만 이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교통공사가 지하화 설계에 대해 호감을 보이다 갑자기 분위기를 바꾼 이유를 모르겠다. 공사비 증액의 근거라는 토목학회의 용역 결과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공사비 추가부담을 수용하면 (한진이 낙찰을 받을 수 있도록) 평가 배점표를 수정하겠다고 들었는데, 낙찰자 선정 기준이 그렇게 오락가락해도 되느냐. 설계에 문제가 있다면 낙찰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한진중공업의 입장에 따라 교통공사가 지하화 공사로 계획을 바꾸려면 공사비는 정부와 부산시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는 데, 정부 승인 기간 등을 포함해 2~3년이 걸린다. 이렇게 되면 이미 시공사를 선정한 5공구 등과 공사기간이 맞지 않고, 전체 개통 일정이 2020년 이후로 최대 3~4년 밀리게 된다.
또 교통공사는 부산시와 함께 입찰에 참여한 5개 컨소시엄의 설계에 대한 낙찰자 선정을 이른 시일 안에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지하화 문제로 입찰 일정조차 불투명하게 됐다. 한진중공업이 공사비 증액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데다 5개 컨소시엄 가운데 지상 설계를 낸 4개 컨소시엄이 입찰 공고대로 낙찰자 선정을 진행하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여한 부산지역 건설사들은 "교통공사가 지하화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서병수 시장 당선인의 눈치를 보면서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리는 바람에 입찰 과정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