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요양병원 방화 피의자 김모(82) 씨가 30일 구속됐다.

광주지법 영장전담 권태형 부장판사는 이날 현주 건조물 방화치사상 혐의로 김 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범죄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28일 0시27분께 전남 장성군 삼계면 효실천사랑나눔(효사랑) 요양병원 3006호 다용도실에 들어가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요양병원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수사본부는 김 씨가 담요로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들어갔다가 빈손으로 나온 직후 불이 나는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 화면과 현장에서 라이터 잔해물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김 씨가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구속된 김 씨는 자신의 동의 없이 요양병원에 입원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갇혀 지내는 데 답답함을 느껴 탈출하려고 불을 냈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60여 년 전 흔치 않았던 4년제 대학 출신으로 나이가 들어서는 농사를 지었으며 2년여 전 뇌경색 진단을 받아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씨는 동료 환자나 간호사 등에게 종종 불만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입원한 지난 1일부터 병원에서 나가려고 했으며 이튿날에는 무단으로 이탈해 집으로 돌아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은 회의 끝에 병원에 입원시켰다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