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건물 내 700여 명 추정
- 지하 1층엔 80여 명 공사 중
- 대피 안내방송 없어 허둥지둥
- 세월호 참사처럼 대응 미흡
화재가 발생하자 순식간에 검은 연기에 휩싸인 고양종합터미널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터미널 안에 있던 사람들은 곳곳에서 소리치며 출구를 찾아 헤맸지만,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로 빠른 대피를 위한 안내방송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수백 명의 시민은 서로 '대피하라'고 크게 외치며 건물 바깥으로 빠져나가 그나마 더 큰 참사를 막았다. 이날 화재로 7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6일 불이 난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터미널은 시외버스터미널을 비롯해 대형마트, 쇼핑몰, 영화관이 입점한 2만여 ㎥ 규모의 다중이용시설이다. 불이 난 오전 9시께는 출근 승객이 많이 빠져나간 뒤였고, 대형마트는 개점 전이었음에도 터미널과 영화관 등지에 700여 명이 있었던 것으로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파악했다. 사상자를 제외한 650여 명 중 절반은 소방대원들의 유도와 도움 아래 대피하고 나머지는 검은 연기를 보자마자 건물 밖으로 알아서 뛰어 나온 것으로 보인다.
화재는 지하 1층 푸드코트 공사 현장에서 용접 작업 중 불꽃이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어 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지하 1층에는 80여 명이 푸드코트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무사히 빠져나왔다. 현장에서 탈출한 시민 대부분은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검은 연기가 자욱한 건물 내부에서 출구를 찾느라 애를 썼다.
상황이 이런데도 터미널 등 시설 운영주 측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황이 속속 드러났다. 탈출한 시민 대부분은 "불이야"라는 소리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정작 정확한 대피 경로를 알리는 등 안내하는 방송을 듣지 못했다. 시민들은 "대피 방송이 들리지 않았는데도 '대피하라'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자녀를 버스에 태워주려고 터미널에 갔던 박모(45) 씨는 "2층으로 가는 에스컬레이터에 타고 있었는데 '퍽'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연기가 가득 찼다"며 "대피 안내방송은 안 나왔고 불을 본 사람들이 소리를 질러준 것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모(33) 씨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3층으로 갔다가 연기가 자욱해 못 내리고 지상 3층으로 다시 올라왔을 때야 '불이 났으니 대피하라'는 녹음된 안내방송이 들렸다"며 "그래도 어디로 나가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주차장 경사로를 따라 무작정 내려왔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