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 규정상 금지된 텐트가 설치돼 있고(왼쪽 사진), 화장실은 쓰레기가 가득하다. 이승륜 기자

- 화명공원 등 他강변도 마찬가지
- 낙동강본부 "인력부족 탓에 난제"

행락철을 맞아 낙동강 변 생태공원이 불법 야영과 취사, 쓰레기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말마다 행락객이 버린 쓰레기로 공원은 악취가 가득하다. 금지된 취사 행위까지 이뤄지지만, 관리 당국은 손을 놓고 있다.

주말인 지난 18일 오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공원 곳곳에 형형색색의 텐트가 눈에 띄었다. 잔디밭 곳곳에는 일회용 젓가락과 도시락 용기, 종이컵 등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몇몇 텐트 주변에는 휴대용 가스버너로 고기 굽는 냄새까지 진동했다. 일부 야영객은 술에 취해 고성을 질러 다른 산책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원 내 스피커를 통해 "공원 내 취사 야영 행위는 불법"이라는 방송이 나갔지만, 텐트를 철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일부는 막 도착한 듯 텐트를 새로 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어떤 가족은 근처 화장실 대신 습지 갈대밭에서 소변을 보는 몰지각한 행태를 보여 눈총을 샀다. 행락객의 애완견도 한몫했다. 상당수가 목줄도 없이 뛰어다니며 공원 내 새끼 오리와 산책객에게 돌진해 난처한 상황을 만들었다. 시민 박모(여·37) 씨는 "일반 캠핑장은 유료에 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 삼락공원은 텐트를 쳐도 별 제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화장실도 엉망이 됐다. 화장실 30m 앞에서부터 악취가 코를 찔렀다. 공원 화장실의 일부 세면대는 물이 안 나왔다. 행락객이 화장실 안팎에 버리고 간 음식물 찌꺼기 등 쓰레기가 잔뜩 쌓였다.

19일 다시 공원을 찾았을 때 지난 주말에 버려져 이날 수거된 쓰레기가 1t 트럭 3대 분량에 달했다. 공원 측은 "주말에 공공근로 환경지킴이가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지 말라고 안내하고 수거도 하지만 단속으로 이어지지 않아 효과가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북구 화명공원 등 낙동강을 낀 다른 생태공원도 비슷하다. 이들 상당수가 주말 단체 이용객의 야영과 쓰레기 투기로 평일보다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지만, 관리 기관인 낙동강사업본부는 인력이 부족해 제재가 쉽지 않다는 입장만 반복한다. 사업본부 관계자는 "하천법에 따라 공원 내 취사·야영 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100만~300만 원 부과할 수 있다"면서도 "이용객 편의 등을 고려할 때, 지도는 하지만 단속·처벌까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녹색연합 김현욱 생태교육국장은 "오는 7월 삼락공원에 오토캠핑장이 들어서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며 "생태를 보호하는 바람직한 공원 문화를 만드는 노력과 함께 행락철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공원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