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 부산경찰청 공동기획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금정구는 주거환경이 안정된 곳으로 평가받는다. 대학생, 직장인, 노년층 등 다양한 주민이 거주한다. 그런데 금정구의 교통사고 유형을 보면, 노인이 사고를 당해 사망하는 비율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부산경찰청 집계로는 2011~2013년 3년간 금정구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50명 중 60세 이상 노인이 46%(23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서도 길을 건너다 사고를 당해 사망한 노인이 69%를 차지한다. 금정구의 '노인 사망사고 비율'은 부산시 16개 구·군에서 4번째로 많다. 금정구보다 노인 사망자 수가 많은 구는 부산진·사상·남구인데, 이들 지역은 번화가나 관광지를 끼고 있고 유동 인구도 많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금정구의 노인 사망사고 비율은 실질적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경찰 관계자는 설명했다.

대낮에도 노인 교통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22일 오후 2시10분께 금정구 금사동에서 신호등 없는 건널목을 지나던 A(80) 할머니가 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일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인 교통사고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걷는 속도가 느리고 교통상황이나 교통법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과 위험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무단 횡단을 하려는 성향 등이다. 하지만 안전운전 의식이 보편화하지 못 했고, 교통안전 시설이 미비한 점 등 사회적 요인도 크다. 금정경찰서는 최근 노인정 등을 직접 찾아가 퀴즈를 통해 교통안전 상식을 교육하는 '실버 골든벨'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 주민 치안설명회를 열어 교통법규 준수에 무관심한 노인층 등을 대상으로 무단횡단의 위험성을 홍보한다.

중앙분리대 등을 늘려야 한다는 점도 경찰은 강조한다. 하지만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담당하는 금정구도 당장은 역부족이다. 금정구의 올해 전체 예산 가운데 교통안전시설 설치를 위해 편성한 예산은 0.2%에 불과한데, 이는 200m 길이의 중앙분리대 하나를 설치하면 모두 소진되고 마는 수준이다.


※ 공동참여 : 부산광역시,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