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메트로 추돌사고 14시간 전
- 신호 오류 알았지만 조치 안 해
지난 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노후한 열차끼리 추돌하는 사고(본지 지난 3일 자 5면 보도)가 발생한 가운데 부산 도시철도도 역시 노후 차량을 계속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운행 중인 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360량 가운데 차령 25년을 넘긴 것은 186량에 달한다. 1호선 전체 전동차의 절반 이상(51.7%)이 '노후 차량'인 셈이다. 2012년 8월 대티역에서 발생한 열차 화재 사고 이후 노후 차량의 교체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으나 현재까지 단 1대의 교체도 없었다.
이처럼 노후 차량이 불안한 운행을 계속하는 것은 관련법 규정의 미비와 막대한 교체 비용 때문이다. 예전 철도안전법은 '내구연한을 초과한 철도차량을 운행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도시철도를 포함한 일반철도의 내구연한은 25년이었다. 그러나 2012년 철도안전법 개정으로 내구연한 규정이 삭제됐고, 도시철도법에서도 전철 내구연한 조항이 삭제돼 지난 3월 19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25년 이상 된 전철이라도 점검을 받고 승인이 떨어지면 계속 운행할 수 있게 됐다. 기존 법대로라면 폐차했어야 할 차량들이 바뀐 법에 따라 생명을 연장하게 된 것이다.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교통공사는 노후 차량을 전면 교체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동차 1량의 가격은 신차 기준으로 15억 원 정도다. 과거 기준으로 내구연한을 넘긴 전동차를 모두 교체하려면 28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이 드는 셈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100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 전동차의 리모델링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다대선 개통 전 새 전동차 48량을 기존 노선에 추가로 편성할 예정"이라면서도 "확보 가능한 예산상 노후 차량의 전면 교체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교통공사는 대티역 화재 사고 이후 현재까지 70여억 원을 들여 모든 전동차의 전력공급장치를 교체하고, 지붕 부위를 절연체로 처리하는 등 수선 작업을 진행했고, 올해도 1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력공급장치와 추진장치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추돌사고 발생 14시간 전인 지난 2일 새벽 1시30분께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신호기계실에서 모니터상으로 신호 오류가 난 것을 확인했지만 통상적 오류로 생각해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또 서울메트로를 포함한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사고 열차 승무원 4명 등 서울메트로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