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 부산경찰청 공동기획

"참 허망하네요. 아차 하는 순간 '교통사망사고 제로(0) 144일' 기록이 사라졌습니다."

서부산의 관문인 부산 사상구는 지난해까지 부산에서 교통사망사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으나, 올해 들어 4월 중순까지 단 한 건의 사망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주요한 사고 지역에 안전시설을 신설하고 예방 인력을 적극적으로 배치하면서 불시에 단속을 병행한 결과였다. 교통사망사고가 확 줄자 사상경찰서는 교통사망사고는 '인재'일 뿐 예방 노력으로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괘법동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골목에서 후진하던 승용차가 보행자를 치어 보행자가 숨지고 버스 승객 등 3명이 부상당했다. 경찰은 "개별 운전자의 안전운전 노력 없이는 교통사망사고 근절은 쉬운 일이 아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사상지역에 교통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해 77명이 사망했다.

이 기간 사고의 75%가 백양대로, 강변대로, 사상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 집중됐다. 가장 큰 사고 원인은 무단횡단(30명, 전체 38.9%)으로, 이에 따른 사망자의 73%가량(22명)이 50세 이상 중장년층이었다.

또 낙동대로와 강변대로의 과속·신호위반에 따른 차량 간 충돌 사고(17명 사망), 동서고가로와 관문대로 하부 교각 충돌 등 차량 단독 사고(7명 사망)도 빈번했다.

이에 경찰은 올해 무단횡단 사고 빈번 지역 16곳에 신호봉·라바콘(도로 위에 두는 고깔 모양의 안전표지)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순찰차 집중 배치·불시 음주단속 등 노력을 병행했다. 아울러 2011~2013년 교통사고로 4명이 사망한 부산보훈병원 앞 동서고가로 교각 부근에 무인 과속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대형화물차나 시외버스 통행이 많은 대로에는 차선과 횡단보도를 새로 선명하게 칠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 25일 사고에서도 알 수 있듯 사고를 예방하려면 보행자와 운전자의 의식 개선과 주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경찰은 지역 내 노인정과 노인대학을 방문해 무단횡단 예방 교육을 시행하는 한편, 심야 무단횡단 사고에 노출된 폐지 수집인의 손수레에 형광띠를 부착하고 있다.

사상경찰서 김정철 경비교통과장은 "교통사망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 단속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개인의 노력과 함께 사고 다발지역 내 안전시설 설치를 위한 지자체의 예산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 공동참여 : 부산광역시,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