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땐 문화재 훼손 불가피
- 市 허가과정 특혜 의혹 제기
울산시가 문화재 보존을 이유로 학교 신설을 불허한 땅에 대해 민간 아파트 건설 허가를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건설이 본격화되면 매장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구 다운동 913의 1일대 1만4274㎡에 272가구(5개 동) 규모의 아파트 신축을 추진 중인 A 사는 최근 시문화재심의위원회로부터 조건부로 심의를 통과했다.
이 부지는 울산시 지정기념물 11호인 다운동 고분군이 인접해 있어 사업 전 시에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측은 지난해 2월부터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지만 시는 문화재 훼손 우려와 경관 부조화 등을 이유로 번번히 거부했다.
그러나 사측은 지난달 28일 8번째 신청만에 조건부로 허가를 받는데 성공했다. 심의위는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해 문화재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아파트 건립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조항을 달았다.
문제는 이 땅이 문화재가 발견돼 학교 신설이 무산됐던 곳이라는 점이다. 2003년 울산시교육청은 '제3 다운초등학교' 건립을 위해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으며, 시는 문화재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조건부 허가를 했다. 이후 수차례에 걸친 지표조사를 통해 매장문화재가 확인되면서 현상보존 존치 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시교육청은 2008년 학교 지정을 해제했다.
당시 지표조사에서는 신라시대 토기와 청동기·삼국 시대 집터로 추정되는 유구 등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 터가 다운동 고분군과 인접한 데다 같은 능선이어서 매장 문화재가 다량으로 분포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문화계와 시민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특히 학교 신축이 중단된 곳에 재차 조건부 현상변경 허가가 난 것에 대해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주민 이모(여·38) 씨는 "같은 장소에다가 상황이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현상변경 허가를 해주는 것은 아파트 신축 허가를 염두에 둔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0년 전에는 문화재청 지표조사 결과만으로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발굴조사 결과를 근거로 행위 허가를 결정할 수 있다"며 "문제의 부지는 문화재청이 지난해 문화재 매장 재평가지로 지정됐기 때문에 심의위원들이 현상변경 허가를 다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