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공사를 앞두고 대체 계류장을 마련하지 않은 채 기존 요트 선주들에 반출요청을 하려고 하자 선주들이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연합뉴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사업은 이런저런 논란 탓에 어렵게 시작됐다. 그래서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한 관심이 많이 쏠리는 형국이다. 그런데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어 "안타깝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부산시가 민자를 유치,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재개발하는 사업이 대체 계류장을 찾지 못하는 암초를 만나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25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오는 6월 말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을 위한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조만간 계류 중인 요트 482척과 육상에 들어서 있는 수리·판매업체 28곳에 반출을 요청하기로 했다.

　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측은 이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신규 요트 반입을 전면 차단했다.

　그러나 부산시내는 물론 근교에도 이들 요트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시내에는 이달 말 개장할 예정인 수영구 남천마리나와 북구 화명 계류장이 있지만 50여 선석에 불과하고 경남 통영시와 거제시 요트 계류장도 수용능력이 40선석을겨우 넘는다.

　게다가 요트 이용자들이 접근성 등을 이유로 이들 대체 시설을 선호하지 않아 반출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한 요트 소유주는 "갈 데도 없는데 무작정 나가라고 하면 받아들일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도 "재개발을 위한 공사를 하려면 기존 요트 등을 내보내야 하지만 대체 계류장이 없어 반출요청을 해도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 20년 이상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정상적으로 이용하다가 2010년부터 재개발 계획에 따라 사용계약 대신 무단점유 형태로 변상금을 무는 수리·판매업체 28곳도 최근 부산해양경찰서에서 불법이라며 수사에 착수하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재개발 때문에 20년 이상 정상적으로 영업해온 사람을 갑자기 죄인 취급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공사를 하더라도 대안부터 마련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요트 소유주와 수리·판매업체 대표들은 최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책 없는 재개발에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곳곳에 내거는 등 단체 행동에 들어갔다.

　부산시의 한 관계자는 "재개발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임시 계류장을 마련하는 방안 등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