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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영제 시내버스 이대론 안된다 <하> 대중교통 활성화 대안

대중교통 이용자에 직접 보조금 주면 수요 늘고 복지 증진 효과

  • 국제신문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4-04-22 19:37:58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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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연구원 혁신안 연구결과 발표
- 정액권 지급·소득세 환급 방식 제시
- 보조율 100% 땐 부산 이용률 16%P↑
- 지니계수는 0.347→0.258로 낮아져
- 저소득층 교통보조금제 도입 필요

대중교통에 대한 재정지원을 지금처럼 운수업체가 아닌 이용자에게 직접 하면 대중교통 수요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재정지원금이 이용자를 거쳐 운수업체로 유입되게 하는 방안이다. 특히 이 안은 소득재분배(교통복지) 효과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끌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연구결과를 담은 '교통부문 재정보조의 복지효과 평가 및 혁신방안'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한 달간 부산과 서울의 직장인 850명에게 정액권 지급이나 소득세 환급 방식으로 직접 재정지원을 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뒤 대중교통 선택 여부를 조사한 게 논문의 주요 내용이다.

그 결과, 부산은 재정지원금 직접 보조율 50%, 100% 조건에서 현재 44.09%인 대중교통 이용률이 각각 7.99% 포인트, 16.07%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산과 서울을 합친 지역은 같은 조건에서 대중교통 이용률이 각각 9.03% 포인트, 17.95% 포인트 높아졌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안근원 교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정지원을 이용자에게 직접 하면 행정기관은 대중교통을 활성화할 수 있고, 운수업체는 종전과 동일한 지원금을 받으면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시민은 대중교통 소비를 늘릴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처럼 운수업체에게 재정지원을 할 땐 지니계수가 0.347이지만, 이용자에게 50%, 100%씩 직접 보조하면 각각 0.296, 0.258로 낮아져 교통복지 효과도 창출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소득이 높을수록 개인교통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이용도 늘어나 현재 재정지원 상태에선 고소득자가 혜택을 많이 누리게 되기 때문이다. 국민소득과 소비 수준을 측정하는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2010년 기준으로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계층의 시내버스비는 연평균 7만5083원인 반면 소득이 가장 높은 10분위 계층은 12만9028원으로 소득에 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10분위 계층의 시내버스 재정지원 수혜액수는 연간 1452억 원으로 1분위 계층(845억 원)의 1.7배에 달했다.

교통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저소득층에 대한 교통보조금 제도를 도입해 교통복지 효과를 높이자고 제안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급여체계에 교통비 항목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현행 기초생활보장 급여체계에는 생계 주거 교육 해산 장제 자활 의료 등 7가지 항목만 있다. 안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은 교통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교통비 항목을 신설해 저소득층의 대중교통 이용 기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지니계수

소득분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수치. 0은 완전 평등, 1은 완전 불평등한 상태로 0에 가까워질수록 평등함으로 뜻한다.


# "수요 따른 배차간격 더 넓혀 안전·편의성 두 마리 토끼 잡자"

■ 전문가들 '탄력배차제' 제안

- 출·퇴근시간 집중 배치, 운송비 절약
- 버스전용차로 속도 올리기 시급
- 운전기사 안전운행 여건 보장해야

   
부산역 인근 간선도로의 버스전용차로가 택시의 통행으로 혼잡을 빚고 있다. 국제신문DB
"준공영제란 시내버스 운행의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이고, 그러면 최우선 고려사항은 당연히 안전운행이다."

부산시의 시내버스 운행계획이 너무 빡빡하게 짜여져 현실 교통여건에 맞지 않다 보니 난폭운전이 일상화돼 승객 안전이 위태로워진다는 본지 지적(지난 16일 자 11면 보도)과 관련해 최치국 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운행에 방점을 찍었다. 버스 운행의 정시성·신속성을 강화해 승객 편의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전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안전과 편의를 모두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수요 대응 운행체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승객이 많을 때와 적을 때를 구분해 버스 배차간격을 신축적으로 조절하는 '탄력배차제'를 말한다. 지금도 승객이 몰리는 출·퇴근시간대와 평상시에 배차간격을 달리하지만 그 차이가 많이 나진 않는데, 수요에 따라 배차간격을 더 넓혀 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용은 동의대(도시공학과) 교수는 "탄력배차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이 제도를 효율적으로 시행하려면 공동차고지가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현재 버스정보시스템이 잘 조성돼 있는 편이라 시민들이 스마트폰으로 미리 버스 도착시간을 알 수 있기 때문에 탄력배차제를 도입해도 된다고 본다"면서 "그럴 경우 버스 운송비도 절약할 수 있다"고 했다.

버스전용차로의 효율적 관리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준공영제 시행 전 66.14㎞였던 버스전용차로가 지난해 79.02㎞로 늘어났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산지역 간선도로의 시내버스 통행속도는 평균 30.6㎞/h였는데, 버스전용차로의 통행속도는 이보다 더 느린 27.4㎞/h로 측정됐다. 불법주차나 버스 외 다른 차량의 진·출입이 많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제도 개선을 통해 운전기사들의 안전운행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연구위원은 "운전기사가 난폭운전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야 승객에게 양질의 운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운전기사의 안전운행을 둘러싸고 시내버스 노사간에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E여객은 소속 운전기사 F씨의 안전운행에 대해 "운행시간이 길어져 운행횟수가 한 차례 줄어들 정도"라며 "고의지연운행"이라고 규정했다. F씨는 이에 대해 "교통법규를 지키며 준법운행을 하면 운행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여객은 최근 F씨에게 '20일 운행금지' 징계를 내렸다. E여객은 "징계 사유에는 고의지연운행 외에 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차내 흡연도 있다"고 밝혔다.


# 수송인원 7년 새 82% 증가, 운송비용 민영보다 적지만 운송수지 적자는 비슷해

■ 제주시 사례로 본 공영제

   
제주시 공영버스. 제주시청 제공
시내버스 공영제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자들이 앞다퉈 관련 공약을 내걸면서다. 하지만 막대한 재원 부담 등을 이유로 공영제의 비현실성을 주장하는 반론도 만만찮다. 과연 공영제는 이상에 불과할까. 비수익 노선과 시외곽 지역을 대상으로 '부분 공영제'를 시행 중인 제주시 사례를 통해 가능성을 들여다 본다. 제주시는 2003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현재 11개 노선에 공영버스 28대를 운행하고 있으며, 요금은 950원으로 민영버스(26개 노선, 144대)와 같다. 수송인원은 2004년 179만3733명에서 2011년 326만7644명으로 82.2% 늘어나 민영버스 증가율(18%)의 4.6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운송수입도 10억3200만 원에서 19억6400만 원으로 90.3% 늘어나 민영버스 증가율(2.3%)을 압도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대당 1일 운송비용이다. 공영버스는 2011년 34만4227원으로 2003년에 비해 9.2% 증가했다. 이는 민영버스(45만1313원)보다 훨씬 적은 데다, 같은 기간 민영버스 증가율(136.8%)의 1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대당 1일 운송수지 적자는 2011년 38만7049원으로 민영버스의 적자금액(39만9052원)과 비슷하다. 강재선 제주시청 공영버스담당은 "비수익·벽지노선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시민들이 좋아해 보람도 크다"고 전했다.

한국교통연구원 강상욱 연구위원은 "제주시 공영버스는 운행비용 부담이 비교적 적은 반면 이용자 만족도가 높아 중소도시의 운행 결손지역에 도입해 볼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지만, 향후 운행 규모가 커지면 자치단체의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게 문제"라고 평가했다. 신용은 동의대(도시공학과) 교수는 "정책노선(비수익·벽지 노선)을 준공영제 시행 대상에서 제외해 교통복지 차원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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