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인 21일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실종자의 여동생이 사고해상을 향해 앉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jmc@kookje.co.kr

　각국 한인들이 지난 16일 일어난 세월호참사 소식에 귀 기울이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하고 있다.

　고국을 직접 찾지는 못하지만 분향소 설치, 성금 모금, 위로 편지 보내기 등을 통해 고국의 아픔을 함께하며 위로의 뜻을 전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와 남가주교회협의회 등이 16일 오후(현지시간)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데 이어 오렌지카운티·애틀랜타 한인회가 각각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과 19일에는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MIT)·보스턴대 등 주요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열어 실종자의 무사구조를 기원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22일 크라이스트처치시 푸초센터에서 한인 시니어사랑방 회원 100여 명과 함께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캐나다 매니토바 한인회는 20일 희생자를 위한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내달 11일까지 모금한 뒤 토론토 영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뉴욕 퀸스 한인회와 퀸스나눔희망재단 등은 세월호 피해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오는 27일까지 '위로 편지·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펼친다. 이들 단체는 위로 편지를 모아 안산 단원고등학교로 전달할 계획이다.

　아직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일부 한인사회에서는 조심스럽게 분향소 설치와 성금 모금을 준비하고 있다.

　오공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단장은 "지금도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애타게 구조 소식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해 분향소 설치나 모금은 구조작업이 끝나고 나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양주한인회총연합회 소속 23개 한인회도 성금 모금 방법과 전달 대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특히 실종자 가족, 희생자 유가족뿐 아니라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와 실종자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 중인 잠수부, 어민, 자원봉사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할 예정이다.

　한편 각국 한인 대표들은 이번 사고에 애통함을 표하는 동시에 사후 대처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이정순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19일 성명서를 내고 "한국의 평화와 안전을 항상 기원하는 250만 재미동포를 대표해 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애통함과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많은 학생이 탑승했는데 어떤 책임감도 없이 무사안일하게 운행한 승선원과 해운사에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종범 재유럽한인회총연합회장은 "소중한 가족을 잃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와 조의를 표하며 실종자들이 꼭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어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과 승무원들의 비인간적인 처사는 말할 것도없거니와 구조에 만전을 기해야 할 정부 역시 사고 초기 우왕좌왕하며 천금 같은 시간을 지체했다"고 비판하면서 관련 책임자들을 엄중 처벌할 것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