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당 4만 원 또래 과외 성행
- 고교졸업 후도 사교육 기승 비판

유모(여·24) 씨는 지난해 부산의 한 국립대학의 공과대 3학년에 편입했다. 편입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였다. 학습 환경이 바뀌고 배우는 과목이 어려워지자 유 씨는 수업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특히 수학과 물리 등 공대의 필수 과목은 더 힘들었다. 하지만 유 씨는 전공 수업을 과외하듯 가르쳐주는 인터넷 강의(인강)가 매우 많다는 정보를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유 씨는 "인터넷 강의를 듣고서야 겨우 진도를 맞출 수 있었다"며 "고교 시절에 EBS나 사설입시기관의 '인강'을 많이 들었는데, 대학에서도 이용하게 됐다. 요즘은 편입생뿐 아니라 일반 학생도 인강을 많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대학 전공 수업을 별도로 공부하거나 개별적인 과외로 전공 수업을 보완하는 대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전공 수업만 전문으로 가르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등장했다.

주로 공학, 자연과학, 상경 계열 학생이 이 사이트를 이용하며 주요 과목은 공업수학, 일반물리학, 경제학 등이다. 한 과목 수강에 3만~5만 원 든다. 이 홈페이지는 대학별 시험 '족보'를 제공하고, 자사가 제공한 인강을 듣고 성적이 오른 학생에게 장학금까지 준다.인터넷 강의뿐만이 아니다. 평소 중·고생 과외를 알선하던 인터넷 사이트에는 비슷한 연배의 대학생을 가르치고 싶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자신이 다니는 대학과 전공, 자신의 학점 등을 공개하고 많게는 시간당 4만 원가량 과외비를 받고 수업한다고 게시물은 안내한다. 부산대 등 일부 대학은 직전 학기 전공과목 성적이 우수했던 학생이 다음 학기에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의 공부를 도와주는 '튜터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대학가 풍속도는 높은 취업경쟁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학까지 사교육이 기승을 부린다며 비판한다. 한 인문학 강사는 "중·고교 시절 사교육에 익숙해진 학생이 대학생이 되고서도 사교육에 기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