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영향 드러나면 정밀검진 계획
- 토양오염·근로자 작업환경 측정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온산공장 원유 누출사고(본지 지난 8일 자 13면 등 보도)와 관련,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보건당국이 주민 건강조사에 들어가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울산합동방재센터에 따르면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9, 10일 이틀간 일정으로 에쓰오일 온산공장 주변 마을주민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환경과학원은 건강보건팀과 대기팀 등 2개 조로 나눠 일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건강보건팀은 온산읍 주민의 소변 샘플조사를 하고 있다. 환경부와 시는 원유 누출이 건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밝혀지면 정밀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기팀은 대기환경보전법상 톨루엔을 포함한 휘발성 유기화학물질 7종이 대기 중에 얼마나 누출됐는지 파악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에쓰오일 온산공장 주변에 대한 가스 측정을,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은 대기 오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군은 에쓰오일에 대해 원유 누출로 토양이 오염됐는지 아닌지를 조사한 뒤 사실로 확인되면 곧바로 복원하도록 명령했다. 또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가 난 저장탱크에 대해 부분 작업중지와 사용중지 명령을 내리는 한편 사고수습에 나섰던 모든 근로자에 대해 작업환경 측정을 지시했다.

시 관계자는 "특정 피해가 확인된 것이 아니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점검 차원에서 환경부가 조사에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는 지난 4일 72만 배럴 규모의 원유 탱크에서 내부 기름을 섞어주는 '믹서기'의 축이 이탈하면서 탱크가 새 원유 13만8000배럴이 유출됐다. 에쓰오일 측은 유출된 기름 이송작업이 9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시민단체 등에서는 원유 유출 규모 등을 감안할 때 피해가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를 하고 있다. 사고가 났던 원유탱크가 너비 7m 도로를 두고 바다와 붙어 있는 데다 유출된 기름이 모인 방유벽 바닥이 흙이어서 원유가 땅속으로 스며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또 울산지역에 대형 석유 저장시설들이 밀집해 있어 에쓰오일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며 불안해하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