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신문 · 부산경찰청 공동기획

올해 부산지역 최다 교통사고 사망자 발생(3월 현재 6명), 자동차 1만 대 당 교통사고 건수 전국 5위, 최근 3년간 해마다 20명 이상 교통사고로 사망. 그 탓에 교통문화지수 전국 최하위라는 오명을 쓴 곳은 다름아닌 부산 강서구다.

강서지역은 가락대로, 공항로, 낙동남로, 낙동북로, 르노삼성로, 녹산산업대로로 이어지는 총 65.7㎞의 왕복 4차선 이상 주요 간선도로에서 사고가 많이 난다. 도로가 길게 직선화돼 있다 보니, 운전자의 과속·신호위반, 보행자의 무단횡단 소지가 그만큼 크다. 이들 도로 65.7㎞ 구간의 최근 3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강서구 전체 건수(72명)에서 73.6%(53명)를 차지한다.

사망 사고가 가장 많은 '마의 도로'는 가락대로(15건)다. 지난 1월 세산삼거리에서 승용차가 부산항 신항 방면으로 유턴하다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화물차량과 부딪힌 사고가 대표적이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 가락대로는 인근 4개 공단 내 기업체 2000여 곳을 다니는 화물차가 많다 보니 사고도 잦다. 연약지반이라 파손이 잦은 노면 문제 해결, 규정 속도 제한(시속 80㎞→70㎞ 이하), 고가도로 설치, 교차로 감시카메라 증설 등 대책이 절실하지만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마저 지지부진하다.

100여 곳의 농촌마을이 있는 지역 특성상 65세 이상 노인 보행자의 사망 사고(17건)도 심각하다. 지난달 3일 오전 5시께 강동동 원예농협 앞 낙동북로 왕복 6차선 도로 건널목을 건너던 80대 노인이 차량에 치여 숨졌다. 사고를 줄이려면 횡단보도 투광기를 증설하고 무인단속장비를 늘려야 하지만, 강서구청은 절전 등을 이유로 가락대로 가로등을 일부 꺼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웠다는 비판도 받았다.

부산신항 출입로 주변도 교통 사망사고 다발지역(8건)으로 손꼽히며, 농로 인근 도로의 차량 전복(5건)도 빈번해 도로 확장과 펜스 설치 등 예방책이 절실하다. 경찰은 "시급히 예산부터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부산 면적의 25%를 차지하는 넓은 지역인데다 도로율도 높아 한정된 경찰 인력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강서경찰서 백상오 경비교통과장은 "적극적인 계획과 준비로 교통안전 예산부터 확충해야 한다. 노면 개선, 단속장비 설치 등 대책이 절실하지만 구청의 관련 예산은 전체 예산의 0.18%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 공동참여 : 부산광역시,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부산지부, 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