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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 절경에 상업시설 난립 안될 말" 보존운동 들불처럼 번진다

개발 반대운동 확산

  • 장호정 기자 lighthouse@kookje.co.kr
  •  |   입력 : 2014-04-08 20:56:58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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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옛 철길 부산 해운대 미포~옛 송정역 구간 중 달맞이고개 일대.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국제신문DB
# 상업시설 개발 방안

- 철도공단, 민간사업자 선정
- 미포~옛 송정역 4.8㎞ 구간
- 레일바이크·숙박시설 조성
- 사계절 관광수익사업 추진


# 옛길 지키기 동참 쇄도

- "국내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 문화와 어우러진 공원 조성"
- 전국 각지서도 큰 관심·응원
- 20일 대규모 걷기행사 개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인 동해남부선 미포~송정역 구간의 옛 철길(폐선 부지)을 지키려는 문화운동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역 문화·예술·시민단체가 마음을 모았고,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연대인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의 주도로 시작된 시민운동이 전국적인 문화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다.

■ 상업개발 능사 아니다

동해남부선에 기차가 달리기 시작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동해남부선은 부전역에서 출발해 해운대·송정역을 거쳐 포항에서 끝난다. 이 가운데 복선화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폐선된 구간은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교차로~옛 송정역 구간11.3㎞이다.

개발 사업은 2개 구간으로 나눠 진행되는 것으로 계획됐다. 1구간인 우동~미포 구간(4㎞)은 부산시가 공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 선로와 침목 등 철도시설이 철거됐으며, 관련 실시설계 용역이 진행 중이다. 자전거길, 산책로, 녹지 등이 단계별로 조성돼 내년 3월부터 시민에 개방된다.

문제는 미포~송정역 구간(4.8㎞)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이 구간을 상업시설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가 난개발을 우려해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상업시설 개발'에 맞선 '시민의 휴식과 즐거움을 더해줄 공간으로의 환원'이다. 부산시도 애초 폐선 구간의 무상 귀속을 전제로 친환경 그린웨이 조성 계획을 세웠지만, 철도시설공단이 무상 귀속을 거부하면서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철도시설공단은 미포~송정역 구간의 기존 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숙박시설 ▷운동시설 등 사계절 전천후 해양관광시설 조성을 통한 수익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구간의 선로는 그대로 남겨두고 있다.

■ 전 국민 문화운동 확산

폐선 부지 상업개발 움직임에 대응하는 시민사회단체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지난해 12월 17일 동해남부선 옛 철길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한 시민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들은 세 차례에 걸친 시민 대토론회를 통해 동해남부선 폐선 부지를 보존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철길 걷기 등 다양한 행사를 하며 여론을 수렴해 지난 1월 철도시설공단에 시민 입장과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서를 전달했다.

지난 1일 결성된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은 철도 침목에 스티커를 부착하고, 펼침막을 내거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6·4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부산시장 예비후보 6명에게 정책질의서를 전달해 모든 후보의 동참 의사를 이끌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미포~송정역 구간 중 좁은 곳은 폭이 8m 정도에 불과해 레일바이크가 운행되면 일반 시민의 산책과 자전거 길 이용은 불가능하다는 데 동의한 것이다.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이 시작한 '동해남부선을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는 소망 리본 달기에는 6000여 명이 참여했다. 부산작가회의와 서울의 퓨전 국악그룹인 '들소리', 서울에델바이스 요델, 난타공연팀 '모리' 등 문화예술 단체도 참가 의사를 밝혔다. 국내 27개 길 모임으로 구성된 한국걷는길연합도 힘을 보태기로 했다.

■ 자발적인 시민 참여 관건

동해남부선 옛 철길 개발사업 전면 재검토를 위한 범시민 운동은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자발적인 시민 참여 없이는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미 옛 철길을 찾은 많은 시민이 지지 의사를 밝혔으며,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일 대규모 걷기 행사와 문화 공연을 열어 옛 철길 지키기를 전국적인 관심사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단체는 함께 참여 중인 부산과 서울 등 전국 문화·예술인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오는 6월 해수욕장 개장 시기에 맞춰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주 주말과 휴일, 일반 시민과 문화·예술인의 참여를 유도하는 돌탑 쌓기 행사와 공연 기획 등을 적극적으로 펼칠 방침이다.

지난 6일 처음으로 시작된 국악 공연과 장승제에 이어 오는 12일에도 동해남부선 옛 철길에 대한 상업적인 개발의 부당성을 알리는 내용으로 이야기마당 '내버려도(그대로 두라는 경상도 사투리)' 행사가 진행된다. 부산작가회의에서 발표한 21편의 시도 철길을 걸으며 감상할 수 있도록 계속 시 팻말을 설치할 예정이다. 레일 위 띠 잇기 서명 작업도 계속된다. 현재 500m 구간에 걸쳐 1200여 명이 참가했다.

'해운대 기찻길 친구들' 관계자는 "우리의 역할은 많은 이가 동해남부선 옛 철길 위에서 문화를 향유할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라며 "이미 청사포와 미포 등 일부 구간은 공익 개발을 열망하는 시민의 힘으로 차츰 열린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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