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일아파트 등 인근 주민
- 구청에 개선 요청했지만
- 예산 등 이유 수년째 보류
부산 북구 만덕동의 2000세대 아파트 단지가 15년째 곧장 진입하는 도로가 없어 '교통섬'으로 방치되고 있다. 주민 불편이 심각하지만, 대책 마련을 둘러싸고 관할 구청과 경찰 간 줄다리기가 계속돼 합의점 도출은 지지부진하다.
1일 부산 북구 덕천동 도시철도 3호선 남산정역 근처 남해고속도로 하부 굴다리 앞(지도 참조). 인근 만덕1동 주민 박모(57) 씨는 "동일아파트 등 아파트단지가 있는 만덕1동에서 굴다리를 지나 덕천동 방면 진출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덕천동에서 굴다리를 지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덕천교차로에서 오는 퇴근 차량이 구만덕으로 가거나 아파트 단지 쪽으로 좌회전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은 1999년께부터 지금까지 이 굴다리를 통해 만덕동에서 덕천동 쪽으로 차량의 한 방향 소통만 가능해서다. 주민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형편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덕천동 쪽에서 만덕대로를 통해 퇴근길에 오른 만덕1동 아파트 주민들은 마을에서 훨씬 못 미친 삼정그린코아아파트 쪽으로 좌회전한 뒤 폴리텍Ⅶ대학과 기비골마을을 거쳐 아파트단지에 도착한다. 굴다리를 지나 바로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가 개설되면 퇴근 시간이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주민은 주장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구청은 2012년 '만덕1동 남해고속도로 하부 양방향 통행 및 동일아파트 쪽 좌회전(직진) 신설'을 골자로 하는 교통체계 개선안을 마련했다.
당시 부산경찰청 교통안전시설심의위원회는 굴다리 폭을 넓혀서 이 굴다리를 이용하는 '동래-〉덕천교차로' 방향 차량과 마을 쪽 좌회전 차량의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개선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구는 개선안에 따를 경우 굴다리 확장 공사비 49억6580만 원과 남해고속도로 우회로 확보비 8억 원 등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봤다. 구는 시비를 지원받아 굴다리 인근 사유지를 매입해 양방향·좌회전 도로를 신설하는 수정안을 지난해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수정안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3차례 심의 통과가 보류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방지 시설물 보강 없이 같은 요청을 되풀이하니 보류 결정이 나는 것"이라며 "이달 예정된 심의도 개선점이 없다면 상정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경찰과 구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어 이 같은 '평행선'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만덕1동 주민들은 "구급차가 출동하더라도 먼 길을 돌아오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구와 경찰이 예산과 절차 핑계로 대책을 내놓지 않아 주민만 이렇게 오랜 기간 고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