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수사 청원에 경비원 입건
- 주인 "다른사람 또 있었다" 주장

부산에서 또다시 '고양이 살해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부산 사상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부산 레미 고양이 살해 사건 수사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 5건이 잇따라 게시됐다. 내용은 지난 24일 사상구 모라동의 한 아파트에서 '레미'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경비원에 의해 숨졌고, 경비원이 고양이 사체를 몰래 아파트 화단에 묻었으나 고양이 주인에게 발각됐다는 주장이다.

이 사건은 지난 26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과 동물사랑실천협회 사이트에 글과 사진으로 공개된 뒤 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청원하는 서명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해당 아파트 CC(폐쇄회로)TV를 통해 사건 당일 오후 1시30분께 경비원 A(71) 씨가 고양이의 목에 노끈을 맨 채 끌고 간 뒤 쇠기둥에 묶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고양이는 집을 나간 뒤 아파트 위층에 들어갔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비원 A 씨에 의해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양이가 노끈에 의해 질식사했다고 판단, A 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범행을 털어놓았지만, 동물 학대에 대해서는 진술을 회피했다. 고양이 주인 이모(36) 씨는 "레미의 몸에 멍자국이 있었고 입에도 피가 잔뜩 고여 있었다"며 "경비원 외 다른 사람에 의한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고양이가 숨지는 과정에 다른 사람이 개입했는지는 추가로 조사할 것"이라면서도 "학대 사실을 입증할 영상이 없는 등으로 학대 관련 수사는 없다"고 못 박았다.

동물 애호가들은 "고양이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죽기 직전 어떤 학대를 받았는지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경찰은 "동물은 사람과 달리 부검 등 사인 규명 과정이 없다. 학대 역시 포괄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에 포함되므로 규명은 무의미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