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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국제초대석 <52> 이중명 에머슨퍼시픽 그룹 회장

"기장 해안경관 보존은 축복…동부산단지에 '바다 위의 성' 짓겠다"

  • 김용호 기자 kyh73@kookje.co.kr
  •  |   입력 : 2014-03-25 19:17:49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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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슨퍼시픽 이중명 회장이 부산 기장군 일대에 조성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에 들어설 힐튼 부산 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 힐튼 부산 호텔·아난티 펜트하우스
- 내일 착공… 6성급 명품 랜드마크 지향
- 세계 전문가들 2년간 '자연과 조화' 설계
- 돈벌이보다 '사람이 먼저' 철학 담아
- 용적률 허용치의 절반 150%만 사용
- 에어컨 없이 친환경 최첨단 기술로 냉방

- 부산 투자 인연은 '하늘이 내린 선물'
- 걸작 '힐튼 남해 리조트' 역발상의 산물
- 트럭 20만대 분 흙 부산서 배로 옮겨
- 건축·레저 통하는 면 많아, 예술이자 힐링
- '감사할 줄 아는 여유 가져라' 강의 인기

에머슨퍼시픽그룹이 27일 부산 기장군 일대에 조성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에 6성급 랜드마크 호텔을 착공한다. 이중명(71) 에머슨퍼시픽 그룹 회장은 호텔이 들어설 기장군 바닷가를 둘러본 뒤 "하늘이 내린 선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해안이 아직 난개발에 망가지지 않고 보존된 것은 축복이라며 해맑게 웃었다. 이 회장은 힐튼 부산 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를 착공하는 소감을 묻자,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과 잘 어울리는 '명품'을 짓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을 만나 그의 사업 철학과 나눔을 실천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


-에머슨퍼시픽은 골프장 운영과 레저 분야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힐튼 부산 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를 착공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동부산관광단지가 들어서는 기장군 해안지역은 공공의 재산이다. 조상들이 물려준 곳으로, 어떤 건축행위를 하든 후손들이 자랑할 만한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 '바다 위의 성'이라는 콘셉트로 접근할 것이다. 바다에서 볼 때 불쑥 솟아오른 성곽 같지만 주변 자연에 전혀 위압감을 주지 않고 오히려 잘 어울리는 그런 곳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자연과의 조화다. 환상적인 자연에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을 호텔과 펜트하우스로 구현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유럽의 성에서 음악 공연을 하고 파티를 즐기는 장면 말이다. 그런 라이프 스타일을 담아내고 싶다.

-부산에 처음 투자하는 소감은.

▶부산은 도시가 갖고 있는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 우선 세계 5위의 항만을 보유하고 있고, 강 산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환경은 뛰어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과 일본으로의 접근성도 좋다. 해운대를 보라. 부산은 인구 360만 명이 사는 대도시면서도 도심 안에 해수욕장이 6개나 있다. 한마디로 잠재력이 대단한 도시다. 에머슨퍼시픽그룹 차원에서 언제가 부산에 투자를 하고 싶었다. 기회를 엿보다 이번에 동부산관광단지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됐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곳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부산과의 인연은 처음인가.

▶'여행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월드 트래블 어워드'를 7년 연속 수상한 한국 최초의 글로벌 브랜드 리조트인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는 등기상 남해지만 땅은 부산 땅이다.(웃음) 힐튼 남해 부지를 조성할 때 부산에서 실어나른 흙으로 바다를 메웠기 때문이다. 남해는 청정지역이라 산을 깎아 매립용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당시 부산에서는 아파트 공사장이 많아 흙이 남아돌았다. 트럭으로 20만 대 분의 흙을 바지선에 실어 날랐다. 부산에서 남해까지 바지선으로 하룻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상상하지 못할 일이지만 그렇게 일해서 지금의 남해 힐튼을 만들었다.

-동부산관광단지에 '바다 위의 성'을 짓겠다고 밝혔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사업하면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 만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시작한 적은 없다. 부동산 투기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언제나 창조적인 명품을 만들겠다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에머슨퍼시픽 그룹이 만드는 리조트는 언제나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겠다는 철학을 힐튼 부산에서도 담을 것이다. 사실 돈을 벌려고 했다면 기장 바닷가에 고층으로 설계했을 것이다. 높게 지어서 분양하면 쉽게 돈을 벌지 않겠나. 그것은 에머슨퍼시픽이 추구하는 철학과 맞지 않는다. 이번 사업의 용적률은 고작 150%다. 최대 300%까지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짓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힐튼 부산 실내에는 에어컨이 들어가지 않는다. 친환경 최첨단 기술만으로 냉방을 한다. 물론 비용은 배 이상 든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또 환경을 고려하고 후손에 물려줄 유산이라고 보면 감당 못할 것도 아니다.

-에머슨퍼시픽의 그룹 경영 철학을 보니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하고 싶은가' '우리만의 특별한 디자인과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가' '고객과 소중한 가족에 대한 진지한 배려가 충분한가' '가장 창의적인 디자이너와 한가지 목적을 갖고 일하는가' 등 독특하다.

▶미국의 철학자 에머슨은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했다. 그룹 이름은 거기서 따왔다. 퍼시픽은 태평양처럼 널리 퍼져 나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자연과 어울리는 예술품을 짓겠다는 그룹의 철학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힐튼 부산과 아난티 펜트하우스는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존중하고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기 위해 건축 인테리어 조명 조경 환경설비 등 건축에 필요한 모든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들과 2년 동안 설계를 진행했다.


인터뷰 자리에 함께한 이 회장의 아들인 이만규 대표이사는 이 대목에서 힐튼 호텔 부산의 설계 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독일 일본 호주 출신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틈 날 때마다 회의를 열었다.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최고의 전문가들로 팀을 꾸렸기 때문에 이 대표는 가로 세로 2, 3m 씩 되는 모형을 직접 들고 해외 출장을 다니며 회의를 거듭했다. 조감도가 아닌 실제 모형을 만들어가며 건축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연세대에서 건축을 전공했지만 레저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의 CEO로 성공했다.

▶건축과 레저는 서로 통하는 면이 많다. 레저도 일종의 아트(예술) 아닌가. 힐링과 관계된 것이다. 건축 역시 창조적인 면이 많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서 강의도 하는 것으로 안다. 수강생이 수백 명이나 된다고 하던데.

▶서울신학대학에서 500명의 수강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수업내용이 이론보다 실용적이어서 학생들이 강의실에 빼곡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 긍정적인 사람, 능동적인 사람, 적극적이고 헌신적이며, 그러면서도 감사할 줄 아는 여유 있는 삶을 살라고 강조한다.


# 이중명 회장은 누구

- 청소년 자립 지원 '나눔 전도사'
- 폐교 위기 남해 해성중·고 살려

이중명 회장은 나눔을 실천한다. 지난 11일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에 임명됐다. 소년원 출신이나 사회 부적응 청소년의 자립 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 법무부의 지원을 받아 1998년 창설된 단체로, 이 회장은 2012년부터 협회 회장을 맡아왔다.

이 회장은 2007년 충남 태안군 원유 유출사고 때 1억 원의 성금을 냈으며, 지난해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불을 질렀다가 화상을 입은 10대 소녀 수술비 전액을 지원했다. 폐교 위기에 몰렸던 남해 해성중·고교를 2006년 인수한 뒤 80억 원을 투자해 '먹여주고 재워주며 공부시켜 대학 보내주는 학교'로 키운 것도 이 회장이다.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의 경상이익금 10%를 남해군 발전기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소문 낼 일이 아닌데 자꾸 알려져서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는 이 회장은 "언제나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겠다는 철학을 갖고 살았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약간의 도움을 준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내 얼굴을 보라. 아직 팽팽하다. 70살이 넘었다고 하면 다들 놀란다. 욕심 부리지 않고 감사하면서 살아온 게 건강을 유지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훗날 손자들이, 또는 증손자들이 '할아버지는 옳다고 믿는 일이라면 맡은 영역에서 충실하게 또 용기를 내서 최선을 다했다'고 평가를 해 준다면 행복할 것"이라며 "에머슨퍼시픽이 만든 리조트를 보면서 후손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할아버지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 프로필

-1943년 충남 부여 출생

-1967년 연세대 건축공학과 졸

-1969년 ROTC 중위 전역

-1995년 중앙관광개발(주) 회장

-2003년 에머슨퍼시픽(주) 회장

-2005년 대한 올림픽 위원회 위원

-2006년 학교법인 해성학원 이사장

대전지검 범죄예방위원협의회장

힐튼남해골프&스파리조트 회장

-2007년 한남대 경영학 명예박사

-2008년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리조트 회장

-2012년 서울 서대문구 복지협의회 회장

-2014년 한국 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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