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개월 시범사업 결과 입법 반영

의료계의 집단휴진 사태까지 빚은 원격의료 관련 법안이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정부는 이날 서울청사에서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원격의료 도입을 뼈대로 한 의료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0월 입법예고된 이 법안은 집단휴진에 나선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국무회의 상정이 미뤄졌다가 지난 17일 정부와 의료계가 원격진료 선 시범사업에 합의하면서 이날 국무회의에 상정됐다.

개정안은 그동안 의사와 의사 사이에만 허용된 원격의료를 의사와 환자 간에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상담·교육, 진단·처방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장기간 진료가 필요한 재진 이상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와 섬·벽지 거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장애인, 일정한 경증 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원격의료만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은 운영할 수 없다. 같은 환자에 대해 연속적으로 진단·처방하는 경우에는 주기적으로 대면 진료를 병행하도록 했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정 합의 결과에 따라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해 그 결과를 입법에 반영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의 기획·구성·시행·평가는 의협의 의견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가 공동 수행한다.

진통 끝에 개정안이 국무회의 문턱을 넘어 국회로 넘어갔지만 의료계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국회 심의 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의협은 이날 개정안에 '공포 후 시범사업' 문구가 들어가지 않은 데 대해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의정 협의 결과에 반하는 개정안이 의결된 경위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