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부살해사건의 피의자 김모씨가 14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에서 현장검증을 위해 형사들에 둘러싸인 채 사건현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사회적으로 충격을 준 부산의 50억 원대 재산가의 '고부피살 사건 '의 현장검증이 14일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숨진 며느리의 한 친구가 나타나 오열했으며, 범인은 여전히 "범행 동기는 없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등 우발적인 사건이었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은 범행 동기 찾기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 '부산 고부피살 사건' 현장인 부산진구 가야동 집에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피의자 김모(66) 씨는 마스크와 등산용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CCTV를 피하고자 사전답사를 하는 장면과 김모(여·87) 씨와 정모(여·66) 씨 고부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하는 장면을 재현했다. 상황을 재현하는 범인은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였다.
이날 현장검증 현장 주변에는 주민 200여 명이 몰려나와 김 씨의 범행 재현 장면을 지켜보며 분노를 터뜨리기도 했다. 특히 숨진 정 씨의 친구들은 이번 현장검증 내내 오열했다. 범인 김 씨는 숨진 정 씨의 동창 남편인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이날 내내 묵묵부답이던 김 씨는 범행 동기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 씨는 "숨진 사람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도 했다.
경찰은 일단 김 씨의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김 씨가 이처럼 우발적인 범죄라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지만, 범죄 정황이나 현장증거, CCTV 화면에 등장한 피의자의 행동을 종합하면 계획범죄의 징후가 짙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건 현장 주변에 우연히 왔다가 임대 문구를 보고 들어갔다"고 주장하지만, CCTV를 피하고자 차를 몇 미터 뒤로 교묘히 이동시키고 범행 당시 장갑을 껴 지문을 남기지 않았던 점 등을 미뤄볼 때 그의 '우발적 범죄'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우발적인 범죄는 범인이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는 경우가 많은데 김 씨는 정 씨를 죽이기까지 1시간 30분가량 현장에서 기다렸다는 점도 수상쩍다.
경찰은 김 씨가 범행 현장 배회하거나 장시간 기다린 점 등은 애초부터 살해를 결심한 대상이 정 씨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씨는 잔혹한 살해 수법에 대해 "범행 중 다른 사람과 착각했다"며 일시적 정신착란이 일어났음을 주장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 씨는 최근 변호사를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살해된 정 씨가 50억대의 재산가인 점으로 미뤄 금전 관계로 인한 범행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 씨가 운영하는 경남 고성의 양식장이 요즘 들어 경영이 어려웠다는 지인의 진술을 토대로 범행과의 관련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형사를 급파하기도 했다.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다음 주 초 수사를 마무리한 뒤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