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CTV 위치 확인 등 치밀한 준비
- 초범이지만 증거 은폐 용의주도
- 용의자 "왜 그 집에 갔는지 몰라"
- 경찰, 강도살인 혐의 구속
범죄 분석 전문가인 동의대 김종오(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3일 '가야동 고부 살인사건' 용의자 K(66) 씨가 주장하는 '우발적인 살인'이라는 범행 동기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 정황상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K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왜 그 집에 갔는지 모르겠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김 교수는 K 씨와 살해된 며느리 P(65) 씨의 숨은 사연을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 씨는 P 씨의 여고 동창생 남편이고 수십 년간 친분을 쌓아왔다.
김 교수는 "K 씨가 CC(폐쇄회로)TV에 자신의 행적이 노출되지 않기 위해 차량을 숨기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며 "보통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살인 의도를 품는 경우가 많은데, K 씨도 50억 원대 재산가로 알려진 P 씨의 금전을 노렸거나 그동안 쌓인 앙금이 폭발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애초 살해 대상이 시어머니가 아닌 며느리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K 씨가 먼저 시어머니를 살해하고 2시간가량 집 안에서 기다렸다가 2차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K 씨는 초범이지만 범행은 용의주도했다. P 씨를 주방용 도구로 잔혹하게 살해한 점과 경찰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강도로 위장한 점이 그렇다. 범행 당시 입었던 가죽점퍼를 깨끗이 세탁했고 신발도 경남 고성군에 있는 자신의 양식장 건물에 숨겨뒀다. 경찰 조사에서 K 씨는 "범행 도구인 주방용 도구와 훔친 P 씨의 지갑을 화물차 짐칸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교수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면 1차 범행을 저지른 뒤 달아나는 게 일반적인데 K 씨는 그렇지 않았다"며 "범행 후 도피가 아닌 정상적인 생활을 해왔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K 씨가 범행 동기를 밝히지 않은 채 가족과도 일절 만나지 않으려는 모습은 자신의 치부를 가족에게 보여주기 싫어하는 이중적인 성향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날 K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