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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주택가 CC TV에
찍힌 피의자 K 씨. |
- 경찰, 강도살인 혐의 구속영장
- 범인은 며느리 여고 동창 남편
CC(폐쇄회로)TV는 지켜보고 있었다.
지난 1월 7일 오후 1시42분께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한 주택가에 K(66) 씨가 운전하는 체어맨 차량이 나타났다. 이 모습은 길 건너편 고물상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K 씨는 길 한쪽에 차량을 세워놓고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4분 후, K 씨는 다시 고물상 CCTV에 나타났다. CCTV 화질은 열악했다. 차량과 인상 착의를 식별해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는 CCTV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로 차를 3m가량 후진해 주차했다. 그 뒤 1시간30분가량 K 씨는 보이지 않았다.
오후 4시16분. 시내버스 안에 설치된 영상기록장치(블랙박스)에 다시 K 씨 모습이 나타났다. 가야동을 지나는 버스의 블랙박스에 차량으로 돌아와 운전석 문을 여는 K 씨가 포착됐다. 범행 뒤 사건 현장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두 개의 화면은 미궁으로 빠질 뻔한 '가야동 고부 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데 결정적 단서를 제공했다. 사건 발생 65일 만이다.
지난 10일 부산에서 발생한 현금 수송차량 절도범이 하루 만에 잡힌 것도 CCTV 덕분이었다. 부산에는 현재 방범용 CCTV가 2800대에 달한다. 차량 블랙박스, 쓰레기 무단투기 방지용 영상장치 등까지 합치면 거의 모든 곳에서 CCTV가 지켜보고 있는 셈이다.
가야동 고부 살인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진경찰서는 CCTV 덕분에 K 씨를 붙잡아 12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K 씨는 살해된 며느리 P(65) 씨의 여고 동창생 남편이었으며, 이들은 친분이 있었다. K 씨는 범행 당일 오후 2시께 "비어 있는 2~3층 임대를 알아보려 부동산에서 왔다"며 P 씨 집에 들어갔다. 집에는 시어머니(87)만 있었다. 시어머니와 K 씨는 텔레비전을 보며 P 씨를 기다렸다.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가 중얼거리며 이상한 낌새를 보이자 K 씨는 둔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이후 사건 당일 오후 4시께 P 씨가 집에 들어온 뒤 와인병을 던지며 강력히 저항하자 K 씨는 P 씨마저 살해한 뒤 강도사건으로 위장하려고 가스 밸브를 부수고 보석함도 망가뜨렸다.
경찰은 K 씨가 연매출 10억 원 규모의 선박부품점을 운영하지만, 가리비 양식장 운영이 잘 풀리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미뤄 50억 원대 재력가로 알려진 피해자의 금전을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