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지회 "노조 압박용"
- 삼성 측 "협력사 고유 권한"

삼성전자의 부산 해운대서비스센터 폐업 여파로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다른 지역 서비스센터를 찾아 원거리 수리에 나서거나 땜질식 수리를 할 수밖에 없어 원청 업체인 삼성전자를 향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해운대민주단체협의회와 해운대 iCOOP생협 등 주민 100여 명은 12일 해운대구 중동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 폐업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됐다"며 폐업 철회를 촉구했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협력업체인 광명해운대서비스(주)는 경영난 등으로 지난 8일 해운대센터의 문을 닫았다. 그러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협력업체 폐업은 본사 차원의 노조 압박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해운대센터를 이용해오던 소비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센터와 가까운 해운대 신시가지 주민들은 폐업 이후 광안·동래센터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해당 센터들 역시 해운대 지역 고객까지 몰리면서 대기시간이 더 길어졌다.

휴대가 어려운 대형 전자제품의 경우 이제까지 제품 수리와 관리를 맡았던 해운대센터가 아닌, 재활용센터 수리기사, 중고제품 수리업자 등에 수리를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제품의 고장 원인도 정확하게 모른 채 땜질식 수리에 그치는 형편이다.

이성민(36·해운대구 좌동) 씨는 "소비자는 삼성전자 제품을 살 때 제품가격 중 10% 안팎을 방문 수리 애프터서비스(AS) 비용으로 미리 지불하고 있다. 안정적인 AS를 받는 것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삼성전자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운대민주단체협의회 등은 해운대센터 폐업이 노조 탄압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해운대서비스센터 폐업에 대해 자신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경총을 내세워 노조와 교섭하자면서 뒤에서는 서비스센터 폐업을 부추겨 사태를 더욱 어렵게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측은 해운대서비스센터 폐업의 부당성을 알리는 선전지를 1만2000여 가구에 배포한 데 이어 추가로 5만여 장을 배포하기로 했다. 또 지역 삼성전자 매장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센터 폐업 철회 활동을 계속 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측은 "해운대서비스센터 폐업은 해당 협력사에서 결정한 것이므로 본사 차원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