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 기관시스템공학부 재학생들이 실습선의 기관실에서 현장 업무를 익히고 있다. 이 학과는 올해 신입생 중 87.8%가 부산 이외의 지역에서 진학했다. 한국해양대 제공

- 인제대 의예과 10명 중 6명
- 부산외대 아랍어과·스페인과
- 영산대 동양무예 희소성 장점

- 동아대는 경찰경호학과 등
- 전통적 유명학과 타지생 많아

- 부산대 디자인학과 15명 중 12명
- 부경대 화공·행정학 60% 내외

부산 이외 다른 지역 수험생을 부산지역의 대학으로 끌어들이는 힘은 특성화가 선명하게 이뤄져 전국적인 경쟁력이나 인지도에서 앞서거나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희소성 높은 학과들에서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신입생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부산교대를 제외한 부산권 14개 4년제 대학에서 타지 학생의 진학 비율이 높은 상위 5개 학과는 대부분 이 같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대는 올해 해양공학과와 기관시스템공학부, 해양경찰학과, 해양플랜트운영학과, 항해학부가 모두 타지 학생 비율이 80%를 넘겼다. 김윤수 부산종로학원 평가실장은 "오히려 부산지역에서 해양대의 해사대학이 저평가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비슷한 점수대의 수험생 상당수가 부경대와 해양대 가운데 부경대를 택하는 현상이 많다"고 설명했다.

입시성적에서 전국 상위 0.5% 이내의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인제대 의예과는 정원 98명 가운데 58명(59.2%)이 다른 지역 학생으로 채워져 '전국구 학과'임을 알렸다. 반면 동의대 한의학과는 정원 50명 가운데 28명이 타지 학생으로 동의대 내에서 6위를 차지했다. 한의대의 인기가 과거만 못한데다 지역마다 한의대가 있어서 굳이 다른 지역에서 이 학과로 진학해올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외대는 아랍어과(72.5%)와 영어통번역과(68.6%), 스페인어과(68.3%), 커뮤니케이션일본어학과(64.6%) 등이 희소성을 무기로 부산 이외 지역 학생을 끌어들였다. 동서대 역시 희소성이 있는 임권택영화예술대학(뮤지컬과)은 정원 30명 가운데 14명(46.7%)이 타지 학생이고, 영산대의 동양무예학과(73.3%)와 그린자동차학과(70%) 등 특색 있는 학과도 여러 지역에서 수험생을 끌어들였다.

동아대는 경찰경호학과(70%)가 타지 학생 비율이 높았고, 태권도학과(60%)와 생활체육학과(64%) 등 전통적으로 유명한 학과도 비율이 높았다. 고신대는 신학과(100%)와 기독교교육과(62.5%) 등 특성화된 학과가 전국구였고, 보건계열이 강세인 부산가톨릭대는 치기공학과(41.9%)와 언어청각치료학과(37.9%) 등이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부산대는 디자인학과(애니메이션전공) 정원 15명 가운데 12명이 부산 바깥에서 온 학생이고, 부경대는 화학공학과(67.5%)와 행정학과(59.8%)가 다른 학과에 비해 타지 비율이 높았다. 김윤수 평가실장은 "특정 학과에 부산 이외 다른 지역 학생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학과의 인지도나 경쟁력이 전국적으로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온 학생이 그 과를 지망한 부산지역 학생을 밀어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