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되는 부전도서관 조감도.

- 현재 1·2층, 8·9층에 재현하고
- 나머지 문화·상업시설로 활용

개발과 보존을 놓고 진통을 거듭한 시립 부전도서관이 역사성을 살린 상태로 재개발된다. 부산시는 1·2층에 있는 현재의 부전도서관을 새로 조성하는 건물의 8·9층으로 옮기되 내부 시설을 그대로 보존하는 절충안인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을 마련해 부산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변경안의 특징은 개발을 하되 역사성을 살리는 방식이다. 현재의 1·2층 도서관을 8·9층에 총면적(2704㎡) 그대로 재현해 원형을 보전한다. 내부 위치와 층간 높이(2.1~2.3m)는 현재와 같게 만들고, 책꽂이 등은 그대로 사용한다.

부전도서관은 1963년에 건립된 지역 최초의 공립도서관이라는 역사성을 갖고 있다. 6·7층에는 현대식 도서관이 자리잡는다. 이렇게 되면 도서관 면적(9872㎡)은 기존보다 세 배 이상 넓어진다. 도서관을 상층부에 배치한 것은 매연과 소음 문제를 개선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조처라고 시는 밝혔다.

재개발된 건물의 4·5층은 부산진구청 소유의 문화·집회시설로 활용한다. 1~3층이 상업시설로 쓰인다. 사업시행자인 (주)서면디앤씨는 20년간 1~3층을 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도서관 이용자에게 편리를 제공하고자 상업시설과 도서관 출입구는 분리하고 도서관 전용 엘리베이터 3대를 설치한다. 부산 최초의 공립도서관이라는 역사성을 살리려고 1층 주출입구에 도서관 연혁 등 변천사를 전시하고, 6층에는 도서관 모형과 기록물이 있는 역사관을 마련한다. 지하에는 차량 44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을 설계했다.

부전도서관 재개발은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시의회에서 세 번이나 심의가 보류됐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부전도서관 재개발 사업이 부산 첫 공공도서관이란 역사성을 무시하고 상업 논리에 매몰됐다며 재개발을 반대했다.

부전도서관은 건물이 낡고 좁아 불편하다는 이용자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부산진구청이 2012년 11월 (주)서면디앤씨를 민간사업자로 지정하고 민간투자사업으로 재개발을 진행했다. 부산시 김광회 기획재정관은 "1년여간 수십 차례 회의를 거쳐 '솔로몬의 지혜' 같은 방안을 도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