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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경남 사천시 각산산성의 성벽(왼쪽)이 무너져 내린 채 방치되어 있다. 합천군 의 배티셰일동굴(오른쪽)은 진입로가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 |
- 1년 넘게 지나도 복구 안 돼
- 합천 배티동굴 쓰레기 천지
경남도내 일부 문화재가 붕괴와 부식 등으로 훼손되고 있으나 관리의 손길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는 관리권이 일선 시·군에 있다는 점을 들어 손을 놓고 있는 반면 지자체들은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를 못 하는 형국이다. 지역 문화계에서는 당국의 안일한 문화재 보호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진의 확인 결과, 사천시 대방동 각산 정상부근에 위치한 각산산성(경상남도문화재자료 제96호)은 전체 산성 242m 가운데 30여 m가 붕괴된 채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특히 이 산성은 지난해 이맘때쯤 훼손됐으나 1년 여가 지나도록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또 이곳은 지난 10여 년 동안 여러 차례 보수가 진행됐음에도 3번의 크고 작은 붕괴사고가 발생해 부실복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산성 중앙에 있는 망루도 사정은 비슷하다. 난간이 군데군데 썩은 데다 손잡이 일부가 떨어져 나가 추락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붕의 기와와 용골 일부도 내려앉았다.
해발 300여 m에 자리한 각산산성은 백제 30대 무왕(서기 605년)이 가야진출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적 가치도 뛰어나다. 그러나 40도 가량의 급경사에 횡단방향으로 축조된 까닭에 성곽의 기초부분 지반이 약해 늘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합천군 쌍책면 사양리 은방산 중턱의 배티셰일동굴(경상남도기념물 제70호)도 관리소홀도 방치되고 있다. 이곳은 배티라는 학자가 처음 발견한 셰일(입자의 크기가 63㎛보다 작은 암석)동굴이다.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해 자연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런 가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바람에 동굴 내부 곳곳에는 무속인이 놓고 간 것으로 보이는 양초와 향 등이 발견되는 등 일반인의 접근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입구에는 먹고 버린 술병과 과자봉지도 나뒹굴고 있었다. 주차장은 몰래 버린 가구 등으로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
또 상류에서 흘러내린 물이 진입로 곳곳을 쓸고 지나가 어른들도 통행하기 힘들 정도다.
이날 배티셰일동굴을 찾은 한 방문객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운 곳이라고 해서 와봤는데 관리가 너무 안된 것 같아 황당하다"며 "입간판은 무슨 글자인지 판독조차 어렵다"고 당국의 무신경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해당 문화재가 있는 지자체들은 예산과 관리인원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사천시 관계자는 "가치가 있는 문화재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업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도에 요청한 문화재정비사업비 등이 확보되면 조만간 보수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