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울산에서 폭설로 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숨진 고교 실습생(본지 지난 12일 자 8면 보도)의 장례가 유족과 회사 측의 갈등으로 계속 미뤄지고 있다.

21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회사 측이 유족과 몇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보상 등의 문제를 두고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유족은 회사 측의 불성실한 태도에 반발하고 있다. 숨진 A(19) 군의 한 유족은 "회사 측이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억울하게 죽은 아이를 생각하면 이대로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유족 측은 A 군의 사망 소식을 병원을 통해 전달받았다며 회사 측의 사후조치 소홀을 문제 삼고 있다. 유족들은 사고 후 몇 번 빈소를 찾은 회사 측 인사들을 모두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 관계자는 "원만한 사고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족 측의 거부로 지금껏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른 시일 내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A 군은 지난 10일 밤 울산시 북구 농소동 모듈화산업단지 내의 한 자동차부품업체에서 일하다 공장 지붕이 붕괴돼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현재 경찰은 A 군이 근로계약을 맺을 당시 야간 근무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관련 법규도 이를 금지하고 있으나 밤 시간대에 사망한 점을 감안, 회사 측이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