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1공구의 입찰이 계속 무산되면서 전체 공정이 1년 이상 늦어지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5년으로 예정된 공사 기간을 감안하면 시공사 선정 작업이 늦어질 경우 부산교통공사의 당초 계획인 2018년 개통은 고사하고 2020년에도 개통하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16일 부산교통공사와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상-하단선 1공구는 조달청에서 지난달 말부터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했으나 SK건설 컨소시엄만 단독 참가해 입찰이 무산됐다. 지난해 9월 이후 두 차례 유찰된 데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교통공사는 이번 입찰에서는 지역 업체 의무참가비율을 49%에서 40%로 낮춰 컨소시엄 주관사의 부담을 줄이고, 기본설계 기간도 오는 6월 말까지로 5개월이나 늘렸지만 유찰을 피하지는 못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낙찰자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인 3, 5공구에 비해 건설업체들이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컨소시엄 한 곳만 신청했기 때문에 경쟁입찰이 안 돼 무산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1공구 안에 정거장 2곳이 포함되는 등 공사는 어려운데 예산은 적어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들은 지난 13일 조달청을 방문해 재공고를 포함한 추후 입찰 일정을 협의했다. 세 차례 입찰이 무산되면서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 방식으로는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공사 예산을 늘리든가 입찰 내용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업비 조정이 안 된다면 부산교통공사가 설계해서 건설사들에 경쟁을 붙이는 방식으로 입찰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교통공사가 직접 설계를 하면 공사비는 조정될 여지가 생기지만 기본설계에 필요한 시간이 4~5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